[단독] 서부산권·원도심 근속 교사에 승진 가산점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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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내년부터 인사 제도 손질
동서 교육격차 줄이려 혁신 도입
서부산권 희망 전보 100% 허용
우수 교원 수급 방안 모색에 방점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내년부터 부산의 서부산·원도심 학교에 근무하는 초중등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이 부여된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교육의 해묵은 문제인 동서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인사제도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국적으로 특정 지역 근무 교사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부산이 최초다.

시교육청은 1일 “3일 인사위원회에서 교원 인사 가산점 제도를 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다루는 인사 가산점 제도의 핵심은 서부산·원도심 학교 근무 교사에 대한 가산점 부여 방안이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서부산·원도심 학교 근속 3년마다 가산점을 부여한다. 또한 서부산·원도심 학교로 전보를 희망할 경우 지역 간 이동을 100% 허용하기로 했다. 가산점은 현행 최고점인 연구학교 근무 가산점 수준으로 부여된다. 승진 가산점은 평교사가 교장, 교감 등으로 진급할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



시교육청은 20년 이상 근무한 교사의 경우 승진 가산점 수요가 있는 만큼 가산점 제도를 개편하면 동부산·중부산 학교 고참 교사들의 서부산·원도심 전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존 가산점 제도와는 달리 서부산·원도심 가산점은 중복 획득할 수 있다는 점도 서부산·원도심 근무에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부산의 교사 인사 제도하에서는 강서구 분교나 기장군 어촌 근무자에게 일부 가산점이 있지만, 권역별 가산점은 부여되지 않는다. 서부산·원도심 근무 교사는 승진 가산점과 함께 학습연구년 특별 연수 등에서 우선 선발 기회가 주어진다.

시교육청이 전례 없는 인사 제도 개편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간 교원 쏠림 심화가 꼽힌다. 시교육청은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첫 단추로 교사의 극심한 지역 선호 편중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3년간 시교육청의 초등교사 전보 희망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218명, 2022년 213명, 올해 204명이 원도심·서부산에서 동부산·중부산으로 전보를 희망했다. 반면 동부산·중부산에서는 2021년 63명, 2022년 62명, 올해 62명이 전보를 희망하는 데 그쳤다. 이 중 30%가량만이 희망 지역으로 인사됐다. 주거 여건, 근무 환경에 따른 극심한 동부산·중부산 선호 현상 탓에 확률적으로 원도심·서부산에서 연차 등을 고려한 균형 있는 교원 인사를 하는 게 어려워졌다. 신규 임용 교사는 대부분 서부산·원도심으로 첫 발령을 받는 현상도 벌어진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동부산·중부산의 경우 80%를 넘는 교사가 근무지 지역에서 살지만 서부산·원도심의 경우 지역 내 거주율은 50%대에 그친다. 교사 중 절반가량이 동부산에 살면서 서부산·원도심으로 통근하는 점 등으로 지역 간 선호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교육청은 올해 초부터 서부산·원도심 근무 교사 가산점 부여 방안을 두고 교사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서울과 같은 광역 전보(권역 구분 없이 일괄 배정) 등도 고려했으나 서부산·원도심 근무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으로 인사 개편안을 마련했다. 현행법상 특정 지역 근무 교사에게 수당 등을 지급할 수 없는 데다 광역 전보 제도는 일선 교사의 지역 선호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로 도입이 무산됐다.

시교육청 유병순 교원인사과장은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교사 쏠림’부터 해소하려는 게 취지다”라며 “서부산·원도심에 많은 교사가 전보하게 되고 희망에 따라 근무하게 되면 교육의 질은 자연스레 현재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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