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중국에 밀려 수주량 3년 연속 2위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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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01만CGT 수주
중국 2446CGT 절반 안 돼

컨테이너 화물이 가득 들어찬 인천신항 전경. IPA 제공 컨테이너 화물이 가득 들어찬 인천신항 전경. IPA 제공

한국 조선업이 2023년에도 수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중국에 3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내줬다. 한국은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주 1위에 올랐지만, 자국 발주 물량이 뒷받침된 중국에 2021년부터 수주량이 밀리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14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보다 1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 전년보다 37.6% 감소한 1001만CGT(24%)를 수주, 중국(2446CGT·5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전년 대비 감소 비율도 세계 선박 발주량 감소 폭의 2배를 넘었다.

전체 수주량 감소에 따라 국내 조선 ‘빅3’의 올해 실적도 미진한 상태다. 2023년 수주 목표를 다 채운 곳은 HD한국조선해양이 유일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합쳐 올해 총 223억 2000만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였던 157억 4000만 달러를 41.9% 초과 달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 95억 달러의 72%인 68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한화오션도 40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액 69억 8000만 달러의 57.3%에 머물렀다. 2022년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모두 목표액을 넘는 수주 실적을 보였었다.

다만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주의 다변화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부가가치 선박이자 가격이 가장 비싼 LNG 운반선은 높은 수주 점유율을 유지하고, 암모니아 운반선 등도 수주에 성공했다. 실제 2023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은 554만CGT였는데 한국은 441만CGT를 수주하며 80%의 점유율을 보였다.

또 한국 조선업체들은 대표 친환경 선박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종을 넓혔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방산에 특화한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잇달아 잠수함 등 군함 분야에서 수주 실적을 올리는 것도 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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