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거점 항공사에 황금 노선·시간대 우선 배정"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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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거점 항공사 육성안 마련
국제운수권·슬롯 우선 부여 방침
항공사업법 등 연내 법 개정 추진
시의회와 협의 관련 조례 제정도
에어부산 중견 항공사 성장 지원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경우 지역 거점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 항공기 이륙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경우 지역 거점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 항공기 이륙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가덕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에 국제운수권과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최대 60%까지 우선 배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연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거점 항공사에 황금 노선을 우선 배분하고 프라임 시간대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권한을 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가덕신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거점 항공사 확보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오랜 기간 부산을 거점으로 한 항공사인 에어부산 분리매각과 글로벌 항공사로의 육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2029년 12월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를 글로벌 항공사로 육성하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지역 거점 항공사에 국제운수권과 전체 슬롯의 60%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운수권은 국토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배분하고, 슬롯은 한국공항공사에서 배분하고 있다. 시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항공사업법,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규칙 등을 개정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외국의 주요 공항은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에 전체 슬롯의 60%를 배정하고 있는데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슬롯 확보율은 각각 24%, 16%에 그치고 있다”며 “남부권 글로벌 관문공항인 가덕신공항은 거점 항공사에 운수권과 슬롯이 우선 지원되도록 국토부, 정치권 등과 협의해 오는 6월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관련 법이 정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3개 항공사 중 11개 항공사가 운항 거점으로 인천공항을 사용하고 있고 본사가 지방에 있어도 해당 지역 공항을 메인 허브공항으로 쓰지 않고 있다. 반면 에어부산은 본사가 부산 강서구에 위치해 있고, 김해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어부산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에서 분리매각될 경우 지역 거점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통해 에어부산을 가덕신공항 거점 항공사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견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국내외 항공사 중 에어부산의 점유율은 35%인데,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면 에어부산이 황금 노선 배분이나 프라임 시간대 슬롯 배정 등에서 우선권을 가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가덕신공항의 중장거리 국제 노선 증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또 부산시의회와 협의해 올해 부산 거점 항공사 지원 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지원 조례는 지역 거점 항공사 사옥과 종사자 지원시설 부지를 지원하고 항공정비센터와 운항교육훈련센터 등 항공산업 용지를 우선 공급하는 근거가 된다. 또 산학협력 사업을 비롯해 신규 장비 도입, 일자리 창출, 여행상품 개발, 마케팅 비용 지원 같은 전반적 지원책도 포함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에어부산을 모회사가 분리매각하는 방식으로 지역 거점 항공사로 존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신규 투자도 유치해 지역 항공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중견 항공사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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