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례 후보 공천은 지역 인재 안배로 잡음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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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혁신·감동 없는 지역구 공천
지역서 참된 일꾼 발굴 혁신 보완을

위성정당 창당대회 참석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위성정당 창당대회 참석한 한동훈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지역구 후보 공천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여야의 비례 의석 확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7일까지 비례 후보를 공모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도 6일 접수를 마감한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등 제3 지대 정당들도 당선 상위권에 배치할 인재 발굴에 올인하고 있다. 각 당은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21~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22대 국회는 지역구 1석이 늘면서 비례 의석은 1석 줄어든 46석인데, 논란과 진통 끝에 채택된 ‘준(準)연동형’ 방식으로 의석을 나누게 된다.

각 당이 곧 비례대표 후보 심사에 돌입하게 되면서 앞선 지역구 후보 공천 때와 같은 구태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에서 혁신과 인재 발굴을 외쳤으나 결과는 국민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고, 큰 실망을 안겼다는 비판을 정치권은 아프게 새겨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불패’가 대세가 되면서 고령의 다선 의원이 생환했다. 현역 재공천 비율이 80%에 육박하니 청년, 여성, 신인이 설 곳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선 9명의 현역 의원이 탈당했다. ‘비이재명계 쳐내기’에 대한 반발이다. 기득권 공천에 국민적 감동이 있을 리 없다. 이제 남은 비례 후보 선출이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국민에 감동을 주는 공천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취임 일성인 “청년과 여성,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이 정답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지역구 공천에서는 민망할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이제 시작되는 비례대표 공천에 한 가지 기준을 보태자면 지역 인재의 발굴이다. 21대 지역구 기준 수도권 의석은 121석으로 48%에 달한다. 수도권 집중 탓에 민의의 전당마저 수도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된 것이다. 비례대표에서 직능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안배가 꼭 필요한 까닭이다. 비례대표 배분 논의 과정에 ‘권역별 준연동형’이 유력하게 제시됐던 것도 지역 목소리가 국회에 더 울려 퍼져야 한다는 반증이 아닌가.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배분에서 취약 지역을 끼워 넣는 식으로 운용해 왔다. 국민의힘이 호남 몫,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몫을 상위 순번에 배치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생색내기 수준은 지방소멸의 위기를 감안할 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컨대 해양수산 전문성이 제대로 반영되려면 해당 직능을 대표하는 지역 인재가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비례대표 응모에서 부산, 울산, 경남에서 다수 신청해도 번번이 외면당했다. 이번에도 당선권 배정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여야는 비례 후보에 청년과 여성, 직능 대표성을 살리는 한편 지역 인재도 과감히 발굴하는 게 미진했던 혁신을 보완하는 것이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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