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인협회 ‘50년사’ 간행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540쪽 5부 구성 발자취 묶어
1974년 시인 30명으로 출범
회원 수 급증… 환골탈태 필요

부산시인협회의 ‘산복도로 페스티벌’ 행사 모습.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의 ‘산복도로 페스티벌’ 행사 모습.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는 <(사)부산시인협회 50년사>를 발간했다. 540여 쪽에 1~5부 ‘기록하다’ ‘듣다’ ‘읽다’ ‘보다’ ‘기억하다’로 구성했다. 1~2부 310쪽까지는 관점과 회고, 그 뒤쪽은 자료로 이뤄져 있다.

1부 ‘기록하다’는 부산 시사(詩史)로 이뤄져 있다. 양왕용 정훈 박대현 하상일이 해방기에서 현재까지 각 시기를 나눠 부산의 시 역사를 일별하는 각각의 글을 썼고, 작고한 임수생의 ‘부산시인협회의 어제와 오늘’을 특별원고로 실었다.


1974년 출범 이후 20년간 부산시인협회를 대표한 허만하 시인. 부산시인협회 제공 1974년 출범 이후 20년간 부산시인협회를 대표한 허만하 시인.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는 1974년 12월 20일 30여 명 시인으로 결성됐다. 그해 2월 에덴공원에 청마 유치환(1967년 작고) 시비를 건립하면서 부산시인협회를 만들자는 논의가 나왔다. ‘죽은 청마’가 협회를 결성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독특하게도 창립부터 15년간 허만하 김규태 조순, 3인 이사 집단 체제가 협회를 이끌었다. 1989년 이후 회장 체제로 전환해 1993년까지 1~2대 회장을 허만하가 맡았는데 출범 후부터 따지면 20년간 허만하가 협회 대표성을 띤 시인이었던 셈이다.

부산 시는 서정시와 모더니즘 시로 크게 양분된다. 서정시는 전통적인 것, 신서정, 그리고 확장하면 시대와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운 리얼리즘 시를 아우를 수 있고, 모더니즘 시는 약한 모더니즘에서 강한 모더니즘까지 다양한 프리즘을 펼친다. 서정시에서 유치환이 큰 산이었다면 모더니즘에서는 조향이 큰 산이었다. 서정시와 모더니즘의 길항 접속 변주 확장이 부산 시 역사를 만들어왔다.


부산시인협회의 시창작 교실.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의 시창작 교실. 부산시인협회 제공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시인들이 부산 시 역사의 하늘을 수놓고 있다. 임시수도 시절에 홍두표 손풍산 김수돈 정진업이 활약했고, 1960년대 조순 김규태 이유경 임수생 박태문으로 이어졌다. 구연식 유병근이 있었고, 최휘웅 박태일 강영환 류명선 최영철이 있다. 손택수 김언은 수도권으로 떠났다. 매체 <남부의시> <남부문학> <오늘의문학>, 동인지 <열린시> <시와자유> <시와인간>, 무크지 <지평> <전망>이 있었으며, 계간지 <작가와사회> <시와사상> <신생> <사이펀> 등으로 이어졌다.


<㈔부산시인협회 50년사>.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 50년사>. 부산시인협회 제공

그런데 부산시인협회는 회원 수가 급증하던 20~30년 전부터 부산 시 역사와 일치하지 않는, 그것을 비켜나는 길을 걸어왔다. 1995년 이후 회장 직선제와 추대제를 오가다가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회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도 여러 차례 생기고, 불미한 일화도 남기면서 급기야 새부산시인협회라는 새로운 단체가 분열하고 통합했다가 또 갈라지는 어수선한 일도 있었다. 이런 전후 사정 등이 2부 ‘듣다’에 기록돼 있다.

230쪽에 이르는 3~5부는 자료들로 구성했다. ‘권두사로 읽는 50년’에는 이해웅 정순영 김창근 임수생 조의홍 변종환 권혁동 김광자 이원도 조창용 김미순 등 역대 회장의 글, 31회까지 부산시인협회상 수상작, 계간 <부산시인> 목차, 행사별 연보, 부산시인협회 약사 등이 실렸다.

한편 부산시인협회는 지난달 말 정기총회를 열고 황인국(2006년 <문학예술> 등단) 시인을 제16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부산시인협회 제16대 이사장 황인국 시인. 부산시인협회 제공 부산시인협회 제16대 이사장 황인국 시인. 부산시인협회 제공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