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인(人)스타] 김종해 신임 국립해양박물관장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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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부시장·문화회관장 역임
국제영화제·지스타 개최 주도
AI·VR로 실감 나는 전시 계획
어린이박물관 개선 사업 박차

지난 13일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난 김종해 제4대 신임 국립해양박물관장. 그는 지역에서 해양과 문화 분야 모두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사로 꼽힌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지난 13일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난 김종해 제4대 신임 국립해양박물관장. 그는 지역에서 해양과 문화 분야 모두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사로 꼽힌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인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대항해 시대입니다. 서양이 고가의 향신료를 얻기 위해 배를 타고 인도로 가기 시작하고….”

지난 13일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난 김종해(67) 신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자세를 고쳐 앉은 뒤 두 손을 써가며 해양의 역사에 대해 한참 이야기했다. 바다에서 시작해 항만, 물류, 도시로 이어지는 노련한 스토리텔링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 채 빠져들었다. 해양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이 이야기 곳곳에 묻어났다.

지난 4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제4대 관장으로 취임한 그는 해양과 문화 모두 전문성을 지닌 지역 인사로 꼽힌다. 부산문화회관 관장, 부산시 문화예술과장, 문화관광국장 등 문화 관련 주요 보직을 거쳐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부산국제관공제, 지스타, 광안리불꽃축제 등을 만드는 일을 주도했고, 퇴임 후에는 동서대 교수로 재직하며 교양과목으로 ‘항만도시이야기’를 개설해 해양문화를 알리는데 힘썼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012년 개관 후 11년 만인 지난해 4월에 1000만 관람객을 달성했습니다. 박물관 직원들의 노력과 전문성, 지역사회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바다를 경험하고 꿈꾸는 ‘바다융복합발전소’로 성장해 나가려 합니다.”

김 관장은 국립해양박물관의 새 도약을 역설하며 양적 성장을 넘어선 질적 성장을 다짐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한 디지털 전시·체험 공간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몰입 전시관인 ‘디지털오션관’을 주차장 부지에 조성하려 합니다. 인터랙티브한 체험, 실감 나는 전시, 온라인 해양 교육을 통해 시공간 제약이 없는 박물관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박물관은 대형 선박 등을 보관할 수장 시설과 해양 교육을 위한 교육 시설이 부족한데 이를 마련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올해 어린이박물관 개선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어린이박물관을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여러 체험 콘텐츠를 통해 해양 문화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쿠아리스트 한복 먹이주기쇼 등 현재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거북선과 장보고의 해상 왕국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작업도 구상할 계획이다.

김 관장은 해양문화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해양 환경과 자원 보호를 꼽았다. 폐허에서 문화가 피어날 수 없듯이 해양생태계 파괴는 곧 해양 문화 자원의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해양 보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유일, 최초의 종합 해양 박물관이 자리 잡으면서 해양수도 부산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립해양박물관은 시민 스스로 해양 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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