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니세프 유니폼 입는 야구단… 부산은 특별한 도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조미진 사무총장
9개 구, 아동친화도시로 인증
한국위원회 지역 사무소도 유일
롯데,7~8경기 ‘유니세프 데이’
스포츠 통해 아동 권리 증진
“전쟁으로 고통받는 한국 아동들을 돕기 위한 구호품이 들어온 곳, 바로 부산입니다.”
최근 부산을 방문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조미진 사무총장은 “유니세프는 1950년부터 이듬해까지 담요 30만 장과 분유, 식량, 의류 등 대규모 물자를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보냈다”며 부산과의 인연부터 강조했다.
그는 부산이 한국 유니세프 역사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제2도시로서 명실상부 산업과 문화 분야 등에서 아동 권리 증진 사업에 큰 힘을 실어줬다고 부산을 평가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유일한 지역 사무소를 부산에 둔 것도 이런 역사를 반영한 일이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정기 후원자가 지난해 2월 기준 약 49만 4000명인데, 부산 후원자는 2만 4543명(경남 포함 4만 6270명)이다.
부산시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란 점도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2019년 2월 부산시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았다”며 “16개 구·군 중 9개 구가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아 광역시 중 가장 많다”고 말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를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한다. 지난해 11월에는 그 의미를 살려 ‘유니세프 블루 IN 부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를 통한 인연이 생긴 곳도 부산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011년 유니세프와 사회공헌 협약을 맺은 후 홈경기 72경기 중 7~8경기를 ‘유니세프 데이’로 편성했다. 이날은 선수단이 유니세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다양한 캠페인으로 모은 기금도 기부한다.
조 사무총장은 “10년 넘는 기간 변함없이 후원한 구단은 한국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유일하다”며 “2016년부터 유니세프 아시아 어린이 교육 지원 캠페인 ‘아시아를 위한 학교들(Schools for Asia)’에 4억 원을 지원하는 등 꾸준히 기부를 실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가 기부한 기금은 약 11억 원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기부에 시민 동참 행렬도 이어졌다. 조 사무총장은 “유니세프 데이에는 경기장 안팎에서 세계 어린이 현황을 알리고 기금을 모금하는 유니세프 부스를 운영해 소외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독려하고 있다”며 “입장객 1명당 기금 100원을 적립해 기부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아동 권리 증진과 모금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 사무총장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교육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LG디스플레이 HR 센터장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퓨처캡티바리더십그룹 대표이사와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종종 한국 아이들도 힘든데 왜 해외 아이들을 돕냐고 묻는 후원자가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70년 전 해외에서 조건 없이 구호의 손길을 받았다”며 “해외 기부를 선진국으로 거듭난 대한민국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돌려주는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하면 좋겠다”며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