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에 승객 2명뿐" 김해공항 리무진 폐업 위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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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경전철 개통·자차 증가로
버스 이용객 5년 새 5분의 1 토막
누적 적자 사업자 운영 중단 고려
시민 불편에 관광산업 타격 불가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 정차 중인 공항리무진 버스. ㈜태영공항리무진 제공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 정차 중인 공항리무진 버스. ㈜태영공항리무진 제공

김해공항과 부산 시내를 오가며 공항 이용객을 실어나르는 리무진 버스가 극심한 경영난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김해공항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시민 불편은 물론 지역 관광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김해공항 리무진 버스를 운행 중인 (주)태영공항리무진에 따르면 2018년 50만 5158명을 기록한 공항리무진 승차 인원은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9만 301명으로 뚝 떨어졌다. 5년 새 승객이 5분의 1로 줄면서 경영은 직격탄을 맞았다.

민간사업자인 태영공항리무진은 2008년 3월 부산시로부터 한정면허(6년)를 받아 같은 해 4월부터 부산역~김해공항, 해운대~ 김해공항 2개 노선을 운행해 왔다. 이전 업체는 만성 적자로 면허를 반납했다. 당시 시는 김해공항으로 유입되는 여행객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태영공항리무진을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15년 넘게 운행을 이어오던 태영공항리무진은 부산~김해경전철 개통과 자차 이용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복합적인 위기를 맞았고 적자가 빠르게 쌓여갔다.


탑승객이 급격하게 줄어 버스 운행 대수와 노선도 덩달아 줄였다. 이용객도 연쇄적으로 줄어드는 악순환도 반복됐다. 28인승인 김해공항 리무진버스는 현재 해운대 노선(33.5km)만 7대(6대·예비차 1대)가 운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산역 노선까지 총 12대의 버스를 운행지만 코로나 여파로 적자가 불어나자 사업자 측은 부산역 노선을 없애고, 운행 횟수도 절반인 하루 6번으로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매달 1억 원씩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게 사업자의 주장이다.

태영공항리무진 관계자는 “한 번 운행에 승객 20명은 타야 정상 운영이 되는데 대당 승객은 불과 2명 정도”라며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리무진은 문을 닫을 위기”라고 말했다.

김해공항 리무진버스가 적자로 면허를 반납하게 되면 부산 관광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측은 올해 국제선 1000만 명 등 공항 이용객이 1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공항 리무진 버스가 사라지면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은 물론, 공항 일대 교통 혼잡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일대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과도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공항버스 리무진의 적자 보전을 위해 올해 9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달 1억 원이나 되는 적자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운영사의 입장이다.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공항리무진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같은 준공영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 보전이 어렵지만, 시민 불편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운영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증해보고 논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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