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뒤끝'…민주 "尹이 85% 말해" vs 대통령실 "李 제안에 답한 것"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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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尹, 이태원참사특별법 독소조항 때문에 어렵다 했다"
대통령실 "법리적 문제 해소한 뒤 논의…무조건 반대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의 메시지를 옷에서 꺼내 읽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의 메시지를 옷에서 꺼내 읽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회담을 가진 뒤 양 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측 배석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로 돌아와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에 대해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 특히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초 계획했던 1시간을 넘겨 2시간 10분 간 회동이 이뤄진데 대해 "(비공개) 회담 형식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대통령이 답변했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며 "천준호 비서실장이 계산해보니 85% 대 15% 정도"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대화 시간을 대부분 차지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를 반박했다. 이 수석은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함께 대통령실 배석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 수석은 채널A 뉴스에 출연해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여러가지 의제를 제안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정부와 대통령으로서의 입장을 설명해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퇴장할 것은 아니고…"라며 양복 상의에서 A4 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15분 가량 발언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관련,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은)국회 제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건 법리적 문제 있다"면서도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고 이 대표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박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독소조항이 있어서 이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대답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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