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포인트] 성모자상·브론즈 십자가

대화성당 마당과 종탑 위에는 독특한 작품이 두 점 배치돼 있다. 둘 다 한진섭의 작품이다.
마당 한 켠에는 하얀색 화강석으로 제작된 키 1m61㎝의 성모자(聖母子)상이 서 있다. 성모마리아상은 크게 성모마리아의 발현 당시를 본따서 만든 파티마의 성모상과 루르드의 성모상 둘로 나뉘는데, 한진섭은 성모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형상(사진)을 택했다.
얼굴은 이목구비가 없이 비어 있다.
그 앞에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다. 서울에서 온 중년의 여성 신자 두 사람이 성모자상 앞에서 묵상을 하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의 처지에 따라 성모자상의 얼굴에 눈 코 귀 입을 그려 넣을 것이다.
종탑 위에는 브론즈 십자가가 고요히 서 있다. 흔히 접하는 밋밋한 십자가가 아니다. 퍼즐의 조각처럼 생긴 구조물 넷이 동서남북 방향을 차지한 채 서로 연결돼 있다.
네 구조물은 복음서 기자들인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 등 4명을 뜻한다고 한다. 십자가의 한 가운데에는 구멍이 나 있다. 거기로 바람과 햇볕이 드나든다. 십자가가 이토록 개성적인 형태로 표현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광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