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밴'이 뜨고 있다
직장인밴드는 어린 시절 품었던 음악에의 꿈을 펼치려는 사람들의 정착지다. 사진은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한 직장인밴드. 부산일보DB통기타의 시대였던 1970년대. 그때도 직장인밴드(이하 '직밴')는 물론 있었다. 그러나 활동은 미미했다. 직밴 결성 붐이 일어난 것은 세기가 바뀐 2000년대 들어서였다. 대중들의 문화예술 욕구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때와 겹친다. 90년대 후반 인디밴드 전성시대가 저물고 이를 직밴이 대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국 500여개 팀 '출몰'
인터넷 카페가 구심점
부산에서는 2001년 이미 '바크하우스' 등 4개 팀으로 구성된 '부산직장인밴드공화국'이 결성된 바 있다. 이들은 이듬해 '연합라이브'를 펼치는 등 활발했다. 부산에서 특히 많은 직밴들이 쏟아지는 건 2006년께부터.
물론 서울은 훨씬 이전부터 북적거렸다. 클럽문화가 파닥거리고, 페스티벌·경연대회 등 무대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1998년 태동한 직밴 음악동호회인 '갑근세밴드'가 대표적. 음악을 기반으로 한 친목 커뮤니티로 여전히 직밴 활동의 아지트 역할을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직밴은 500여 개 팀 정도가 출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 회사 안에서 활동하며 노출되지 않는 밴드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밴드 결성 없이 그저 취미로 합주를 즐기는 팀들도 상당수다. 부산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온라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부산지역 직밴은 대략 30~40개 팀 정도로 파악된다.
'뮤직팩토리' '더 후' '로드하우스' '노트 채임버' '부산연합 직장인밴드(US)' 등이 부산직밴 연합의 대표적인 이름들. 직밴 연합은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고 공연을 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팀을 구성하는 유·무형의 공간이다. 뮤직팩토리에 'Moon4出' '우樂부樂' '락장불입' 등 9개 팀, US에 'M.C Ride' 'NO Reason' '시너지밴드' 등이 있다.
직밴 연합엔 작게는 몇 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팀들이 소속·등록돼 있다. 대기 중이거나 쉬고 있는 팀, 악기·연주를 배우고 있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더 많다. 인터넷 카페가 이들의 구심점이다. 멤버를 충원하는 통로이자 직밴 운영에 필요한 정보공유 및 악기거래의 장으로서 구실을 한다.
부산지역 지역 직밴에겐 연주 연습을 할 수 있는 합주실이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자체 연습실을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은 직밴 연합체가 회원제로 운영하는 연습실을 일정에 따라 나눠 쓰는데, 형편은 아주 열악하다.
수도권 등 타 지역에 비교해 연주 무대가 없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
지난 9월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의 직장인밴드 무대, 지난 7월 서울 낙원악기상가에서 열린 제1회 직장인밴드 경연대회, 지난해부터 시작한 '매경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2007년부터 열린 'SBS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포항의 '직장인밴드 록페스티벌', 대전의 '전국 직장인밴드동호회 페스티벌' 등등 부산 바깥은 이미 활발하다.
부산예술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라도 전문공연장 활성화를 위한 공적 지원이 급하다. 김건수 기자 kswoo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