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으로 실천하는 '문화 지하철'
부산교통공사 '허리케인'
지난 9월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장인밴드 '허리케인'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교통공사파마머리에 칼칼한 목소리, 꽃무늬 셔츠와 목걸이까지….
부산교통공사 광안승무지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명우(54) 차장은 중년의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로커의 멋'을 내뿜고 있었다. 교통공사 6인조 직장인밴드 '허리케인'의 리드기타와 보컬을 맡으며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07년 첫 공연을 생각하면 아직도 전율을 느낀다"고 했다. 이 차장은 "17년 만에 밴드를 재결성해 공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엄청난 기쁨이었다"며 "공연이 끝났을 때 쏟아지던 박수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허리케인은 부산에 지하철이 개통된 지난 198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이 차장은 허리케인의 산 증인이다. 입사 전 군악대에서 악기를 다뤘던 이 차장은 회사에서 음악 활동 경력이 있던 몇몇 동료와 의기투합한다. 이것이 허리케인의 시작이었다. 그는 당시 기관사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업무 시간이 불규칙했다. 그럼에도 멤버들과 틈틈이 시간을 내 회사의 조그만 창고에서 연습을 강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5년 뒤 1990년 이 차장이 노조지부장을 맡으면서 허리케인의 활동도 흐지부지됐다.
기회는 17년 후에 다시 찾아왔다. 부산교통공사가 지난 2007년 '문화 지하철'을 표방하며 사내 각종 문화동아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허리케인도 화려하게 부활한 것. 밴드 활동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 차장이 다시 앞장서 멤버를 모았다.
20∼40대의 '젊은 피'를 수혈한 허리케인이 회사 종무식에서 공연을 가졌을 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차장은 "공연을 시작할 때 직원들 사이에서 '저 사람이 이명우 차장 맞나?'라는 표정이 역력했다"며 "우리는 그렇게 컴백에 성공해 10차례 이상 공연을 열었다"고 말했다.
허리케인은 지난 2007년 한 자선행사의 첫 공연 이후 각종 자선행사, 백화점 행사, 심지어 아파트 잔치까지 무대만 마련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공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부산교통공사 소속으로 참여해 전국에서 모인 기업들을 상대로 부산 직장인 밴드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 차장은 "부산시가 주최하는 각종 축제에 참가해 우리의 음악을 시민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