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을 연어의 모천으로] ② 강의 생명은 '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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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 4등급' 하류가 문제, 하수관거 대대적 정비 필요

수영강 곳곳에 설치된 합류식 하수관거를 통해 하수가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고 있어 수질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본보 연어 취재팀과 자문단이 부산 금정구 금사동 동천교 부근에서 수영강으로 하수가 유입되는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연어, 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작가 안도현의 동화 '연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간 연어는 강으로 되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 오염된 강에는 연어가 돌아올 수 없다. 수영강을 연어의 모천으로 만들자는 것은, 단순히 현재 상태에서 연어 치어를 방류하자는 게 아니다. 연어가 살 수 있을 만큼 깨끗한 강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연어가 돌아오는 강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강의 상징이다.

하류는 용존산소량도 기준 이하
퇴적오염물 제거·방류량 확대를
울산시, 태화강에 4천여억 투입

■ 상류 수질은 양호, 하류는 오염 극심


부산시는 지난해 2월 수영강에 연어 치어를 방류하는 사업을 추진하다 중단했다. 수질 환경조사 결과 부적합 판단을 내린 것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의 연어 방류 하천 DO(용존산소량) 기준은 '담수에서 8ppm 이상 유지'다. 그러나 부산시수산자원연구소 조사 결과 당시 수영강의 용존산소량은 대체로 4~7ppm 수준이었다. 온천천 일부 구간에서만 10~13ppm 수준으로 측정됐다.

부산시 수산정책과 송양호 과장은 "도심하천에서 연어를 볼 수 있게 된다면 시민들, 특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냐"며 "교육적인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처럼 하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한 치어 방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본보 취재팀이 자문단과 함께 수영강 일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도 악취와 부영양화 등 수질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수영강사람들' 최대현 대표는 "수영강 상류는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오염원도 별로 없고 수질이 비교적 좋은 편인데 하류가 문제"라며 "완전분류식 하수관거가 아닌 합류식 관거의 경우 비가 오면 오수와 우수가 섞인 채 강으로 넘어 들어가기 때문에 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수영강 일대 완전분류식 하수관거 설치 비율은 현재 25.1%에 그친다. 수영강 전체 645㎞ 구간에 대한 사업 완료 예정 시기는 오는 2030년으로, 20년 가까이 남았다.



■ 연어 살려면 수질 2등급은 돼야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 성기백 연구사는 "연어가 바다에서 올라올 때 강 하류가 깨끗하지 않으면 상류가 아무리 맑고 깨끗해도 소용이 없다"며 "연어가 살려면 수질이 2등급 이상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어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3mg/L 이하의 맑은 물에서 산다. 수질 등급으로 따지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수영강 상류의 경우 평균 BOD가 2.3mg/L(신천교 기준)로, 2등급이다. 약간의 오염 물질은 있으나 생태계가 다소 좋은 편이란 뜻이다.

그러나 수영강 하류의 평균 BOD는 6.9mg/L(석대천 합류 후 기준)로, 4등급이다. 상당량의 오염물질이 있어 고도 정수 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이 수치는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15개월 간 매달 측정한 값을 평균한 것이다.

지난 2002년부터 태화강 살리기를 실시한 울산시의 경우 수질이 1등급으로 개선돼 연어가 돌아오는 강으로 변신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1996년 태화강은 BOD 11.3mg/L로 수질이 6등급이었다"며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공업용수,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했던 강물에 지금은 연어, 은어, 황어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가 지난 10년 동안 수질개선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4천80억 원이다.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하수처리장 2개를 신설했고, 하수관거 224㎞를 정비했다. 지난 2004~2007년에는 퇴적 오니 준설에 총 1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수영강 일대 어류 조사를 담당했던 자연환경복원기술연구소 김정오 소장은 "석대천 합류 지점의 경우 강 바닥이 얼마나 더러운지 이물질이 그물에 계속 걸려 어류 조사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영강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하수 관거 정비, 퇴적 오염물 제거 등과 함께 회동댐 물 방류량을 늘리거나 물 흐름을 막는 보의 제거 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수영강의 경우 회동댐으로 상하류가 단절돼 있어 댐 아래에서부터 수영만까지는 호수처럼 정체돼 막혀 있는 구조"라며 "수질 개선을 위해선 하수관거의 조속 정비는 물론 회동댐에서 유지 용수를 더 많이 내려 보내거나, 불필요한 보를 허물어 물이 잘 흐르게 하는 문제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심층기획팀=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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