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제공되는 원전 정보? 진짜겠나…" 안 믿어주는 주민들
원전 사고까지 은폐했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가 제공하는 원전 정보를 믿을 수가 있을까.
한수원 고리본부가 울산 울주지역에 실시간 원전정보를 알려 주는 대형 전광판에 이어 환경방사선감시기 추가 설치 등 각종 장비를 보강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원전 정전사고 은폐에다 부품 납품 비리까지 터지면서 주민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수원, 투명성 강화 위해
각종 감시장비 도입 불구
은폐·비리 전력 탓 불신만
15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한수원 고리본부는 최근 8억 원을 들여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태화강변에 가로 8.5m, 세로 6.5m, 높이 13.5m 규모의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이 대형 전광판에는 울산지역 환경 방사선량과 발전 현황, 사고·고장·정비 현황 등 원전 운영정보가 24시간 실시간 제공된다.
고리본부는 또 지난 11일 울주군과 환경방사선감시기 운영 협약을 체결, 오는 10월까지 서생면의 진하·위곡·명산리와 온양읍 남창리 등 4곳에 환경방사선감시기를 추설치하기로 했다. 환경방사선감시기는 방사능 누출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기기이다.
고리본부는 지난해 말 신고리원전 3·4호기가 건설 중인 서생면 신암리 일대 4곳에 환경방사선감시기를 설치했다. 이번에 추가 설치되는 4곳까지 합치면 울산지역에는 모두 총 11대의 환경방사선감시기가 작동하게 된다.
또 지난해 말에는 방사능 오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열형광선량계도 재배치를 통해 울산지역 18개소에 설치했다. 당초 울산에 설치된 10곳에서 8곳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고리본부가 원전의 안전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각종 장비를 보강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고리원전 1호기의 정전사고 은폐시도에 이어 원전 납품비리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주민들의 원전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주민 이 모(47·울주군 범서읍) 씨는 "전광판이나 환경방사선감시기에 표시되는 정보가 한수원 등을 거쳐 제공되는데, 과연 그 정보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한수원이 겉으로는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했다며 언론에 보도하고 있지만 이미 고리원전 1호기 사고를 은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모(43·여·울주군 온양읍) 씨도 "원전 부품 납품 과정에 거액의 뇌물이 오가는 상황에서 과연 한수원이 주장하는 원전의 안전성을 누가 믿겠느냐"며 "전광판이나 감시기 설치도 좋지만 원전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울주군은 전광판에 제공하는 정보를 한수원에만 한정하지 않고 행정과 민간단체 등 복수의 기관이 측정한 자료도 함께 제공해 원전의 안전성과 전광판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원전 정보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한수원이 제공하는 측정 정보는 물론 신고리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의 자료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