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재즈 뮤지션, 사천으로 간 까닭은?
입력 : 2013-08-22 07:50:00 수정 : 2013-08-22 14:21:00
지난 17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사천국제재즈워크숍'에서 피아노 연주자 시몬 나바토브(맨 오른쪽)가 앙상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경남 사천 LIG손해보험 인재니움사천에서 펼쳐진 '사천국제재즈워크숍 2013'. 국내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든 단비 같은 재즈 워크숍이 펼쳐진단 소식에 국내 재즈 연주자 58명이 2주간 모여들어 함께 동거동락하며 '재즈'로 뭉쳤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라고? 라면? 배가 굉장히 고플 때 그걸 먹었다고 생각해 봐. 그때 나오는 탄성이 뭐야? 그걸 4박자로 나눠 뱉는다고 생각해."
5~17일 LIG 국제재즈워크숍
세계적 거장들의 수업 소식에
국내 연주자 58명 모여들어
마지막날 야외음악회도 마련
2주 워크숍 끝에 '대안학교 선생님'이란 별명이 붙은 베이스 연주자 벤 스트릿의 조언 이후 이동민(24) 씨의 베이스 연주에는 가슴에서 올라온 소리 '음, 음, 음, 음'이 따라붙었다. 벤은 줄곧 "너만의 사운드를 찾아라. 네 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만들어 봐라"며 '자연스러운 음악, 즐기는 연주'를 강조했다.
16일 벤은 앙상블 수업을 하면서 기타 연주자의 악보를 뺏은 뒤 창밖을 보며 연주해 보라고 하는가 하면 피아노 연주자에게는 갑작스레 스캣을 해 보라고 시키며 '가슴에서 우러나온 음악'을 강조했다.
 |
| 인기 강사였던 세계적 베이스 연주자 벤 스트릿이 장르를 넘어 피아노 연주자에게도 개인교습을 해 주고 있다. LIG문화재단 제공 |
벤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부산 출신 색소폰 연주자인 김동완(38) 씨는 "문법 위주가 아닌, 음악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줘 좋았다"면서 "개론서를 통해 읽는 것과 대가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것은 받아들이는 게 천지 차"라고 소감을 밝혔다.
요가를 즐겨하는 색소폰 거장 마크 터너의 수업은 요가 매트가 깔려 있는 한실에서 이뤄졌다. 워크숍 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마크 터너의 수업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마크 터너의 경우 지난 2008년 손가락을 다치고 연주를 계속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4개월 만에 완쾌 후 복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런 그의 놀라운 '재기력'에 대해 학생들과 워크숍 관계자들은 "채식과 요가, 조깅 등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탄했다.
아이 둘을 출산한 후 재즈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는 김정희(37) 씨는 "이곳에 와서 재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고 음악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부산 출신 대학생이자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정민(29) 씨도 "워크숍을 거치면서 문제점이 뭔지를 알게 됐고 1년 정도 학교를 휴학하면서 연습에만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7일 마지막 날에는 2주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야외음악회도 마련됐다. 특히 야외음악회에서는 해외 뮤지션들과 학생들이 함께 즉흥연주를 벌이는 잼 세션도 마련됐는데 사제지간에 어우러져 연주를 펼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2주간의 워크숍에는 미국과 유럽의 재즈 거장 8인이 1주 혹은 2주 단위 강사로 참여했고 수강생은 대학생이 상당수였지만 찰리 정과 비안, 지백, 오종대 등 직접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연주를 하고 있는 기성 연주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사천=글·사진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