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의 시네아트] 맵 투 더 스타
날 선 카메라로 좇은 할리우드 ★들의 민낯
맵 투 더 스타. 도키엔터테인먼트 제공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할리우드에서는 그 기준을 정하기 모호한가 보다. '맵 투 더 스타'는 어느 날 할리우드라는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소녀가 일으키는 균열을 따라가는 영화다. 플로리다에서 온 소녀 애거서(미아 바시코프스카)는 우연한 기회로 유명 여배우 하바나(줄리안 무어)의 비서 자리를 얻는다. 어리고 잘 나가는 후배들 때문에 늘 초조한 하바나는 심리치료사 샌포드(존 쿠삭)에게만 마음을 터놓고 위안을 얻는다. 한편 샌포드의 아들 벤지(에반 버드)는 한 때 잘나가던 아역배우였지만 인기가 줄어들자 불안을 달래려 방탕한 생활에 빠져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애거서와 벤지가 만나면서 이들을 둘러싼 과거가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살얼음 위를 걷던 평온함은 사정없이 부서지고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맵 투 더 스타'는 괴팍하고 파괴적이다. 그간 할리우드의 이면을 다룬 영화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 영화만큼 할리우드의 비정상성을 혹독하고 신랄하게 묘사한 영화도 드물다. 독설가의 혓바닥처럼 날이 서 있는 카메라는 가까스로 정상인 척 하던 인물들을 뒤흔들어 할리우드의 민낯을 바닥까지 파헤친다. 전작 '코스모폴리스',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인물의 심리를 건조하게 포착해왔던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이번엔 초기작에서 선보였던 파격과 기묘함으로 다시 돌아갔다.
스타들의 허영·위선·광기
가감 없이 신랄하게 묘사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크고 작은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감독은 막장드라마 버금가는 이들의 황당한 정신 상태를 가감 없이 해체한 뒤 그들의 불안에 직접 접속한다. 평온을 가장하던 스타들의 깨진 가면 틈 사이 그들의 허영, 위선, 질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데, 그 기세가 자못 섬뜩할 정도다.
일부 관객은 그 과격함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흡입력은 확실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범위, 규모, 수위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확장됨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음식에 중독되듯 낯선 매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크로넨버그 감독의 고유의 인장은 물론 배우들의 앙상블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영화다. 존 쿠삭, 올리비아 윌리엄스, 로버트 패틴슨 등 화려한 출연진의 안정된 연기 위에 광기와 순수를 넘나드는 미아 바시코프스카의 열연이 더해졌다. 무엇보다 이토록 호사스런 출연진과 자극적 소재마저 압도하는 줄리안 무어의 존재감은 그것만으로도 영화가 될 만큼 힘 있다. LA에 대한 크로넨버그 감독의 표현을 빌자면 "붙잡고, 매료시키고, 빨아들이는 도시"를 닮은 연기다. 25일 개봉.
송경원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