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또 골든타임 놓치고 안심하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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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확산 추세를 보이자 4일 오후 전북 전주대에서 열린 혁신도시 이전기관 합동채용설명회장 앞에 국립군산검역소에서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3차 감염은 없을 거라고 안심하라던 정부 발표를 떠올리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선내방송, 세월호 참사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트위터 내용 발췌)

"세월호 때와 대체 다른 게 뭐냐"
 SNS는 정부 조롱 게시물 '범람'
 市도 "보건당국만 믿어선 안 돼"


메르스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정부 말을 믿고 안심하라고 했지만 이미 감염자수가 36명에 이르고, 격리대상자 수가 1천600명을 넘어버린 상황을 두고 '세월호'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뒷북 대응, 본질을 놓친 '괴담 박멸'에 주력 등 세월호와 유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며, 인터넷 상에는 두 사건을 분석하는 내용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정치권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막지 못했던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이 메르스 사태에서도 재연되고 있다"는 비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심지어 최근 부산시 한 고위 관계자도 "중앙의 보건당국을 믿고 있다가는 부산도 다 뚫린다"며 정부 지침 이상의 대응을 펼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세월호 이후 '누구의 말도 믿어서는 안 되고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마트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4일 오후 부산 남구의 한 대형마트 코너에서 만난 이성귀(45·여·부산 수영구) 씨는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 발표만 믿고 있기가 꺼림칙해 우리 가족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마스크를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마트 내 마스크 판매대에는 방한대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김은진(38·여·부산 남구) 씨는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끼고 있는 마스크를 보면서 세월호의 구명 조끼가 떠올랐다"면서 "어쩜 그렇게 세월호 때와 정부 대응이 똑같은지, 메르스 때문이 아니라 정부 무능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복지부가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라',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라'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메르스 예방 포스터를 내놔 네티즌으로부터 비아냥을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낙타'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패러디를 본격화하는 등 정부 대처를 조롱하고 있다.

해당 페이스북에는 "낙타 금지돼서 버스 타다 지각할 뻔", "출근할 때 당분간 낙타는 타지 말아야겠다" 등의 댓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조은주(22·여·부산 영도구) 씨는 "겨우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평소 먹지도 않는 낙타고기와 낙타유를 피하라'라니 할 말을 잃었다"면서 "무능한 정부 대응은 세월호 때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허탈해했다.

결국 SNS 상으로 떠도는 각종 괴담들을 믿고 이를 주변 지인들에게 급속도로 퍼뜨리는 심리 기저에도 '정부도, 그 누구의 말도 믿지 못하겠다'는 세월호 때 학습된 신념들이 박혀 있다는 분석이다. 
 이현정·조영미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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