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열감지기' 손 없어 놀린다
市, 발열감지기 운용 인력 없다고 가동 안 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 추세를 보이자 4일 오후 전북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혁신도시 이전기관 합동채용설명회장 앞에 국립군산검염소에서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해운대해수욕장 등 부산 3개 해수욕장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아 부산으로 상당수 외지인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에 비상이 걸렸지만 부산시의 발열감지기 설치는 늦어지고 있어 시민들 애가 타고 있다. 기계는 있는데 기계를 작동할 인력이 없다는 게 설치 지연의 이유다.
주요 해수욕장 개장 후 첫 주말
부산역·김해공항 등 주요 관문
운영 인력 못 구해 설치 늦어져
국내 3차 감염자 세계 첫 사망
부산시는 4일 "메르스의 국내 확산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선제적 조치의 하나로 부산 주요 관문과 다중이용시설에 발열감지기 6대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이를 운용할 인력이 없어 설치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4일 제주공항에서는 국내선 청사에도 발열감지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4일 오전 부산역과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에서는 주말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내려온 외지인 상당수가 아무런 거름장치 없이 부산으로 들어왔다.
부산시는 지난 2일 부산역에 3대,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에 2대, 벡스코에 1대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일찌감치 마련하고도 '그림의 떡'처럼 기계를 고이 모셔두고 있다. 기계를 설치하려면 기계 1대에 2명씩, 모두 12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하루 10여 시간씩 붙어 기계를 운용할 인력을 어딘가에서 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차선책으로 기계당 최소 1명의 전문 인력만 배치하고 나머지 1명은 자원봉사자로 채울 계획도 세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부산은 여름철 대표 관광지로 외지인의 유입이 많아 메르스 차단을 위해서는 선제적 조치가 절실하다. 게다가 3일 자가 격리 대상이었던 서울 거주 50대 여성이 전북까지 내려가 골프를 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격리 대상자들을 100% 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항에는 국제선에만 발열감지기가 있어 국내선에도 설치하는 것까지 합의됐는데 공항과 역은 밤늦게까지, 새벽까지도 지키고 있어야 해 보건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치되는 발열감지기는 37도 이상 고열 증상이 있는 이가 통과하면 컴퓨터 모니터에 붉은색이 나타나게 된다. 이후 고온 증세가 있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차 측정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병원, 보건소로 이송 조치한다.
한편 3일 대전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메르스 3차 감염 의심자(82)가 4일 최종적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수는 3명, 3차 감염자수는 6명으로 늘어났다. 메르스 3차 감염자 사망은 세계 첫 사례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36명, 격리 대상자는 1천667명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이날 국민안전처 장관을 본부장으로 안전처와 교육·외교·국방·행정자치·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보건복지부와 경찰청 등 9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메르스 대책 지원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현정·송현수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