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서 새출발” 통영적십자병원 확장 이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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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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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거제 아우르는 거점병원
2023년부터 신축 이전 사업
시-병원 이견 부지 선정 답보
민선 9기 강석주 시장 당선인
"신도시 확장 이전 신속 추진
접근성·필수의료 구축에 초점”

경남 통영시 서호동 구도심에 자리 잡은 통영적십자병원 전경. 부산일보DB 경남 통영시 서호동 구도심에 자리 잡은 통영적십자병원 전경. 부산일보DB

입지 선정 논쟁에 하세월인 경남 통영적십자병원 이전 사업이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도심 잔류와 신도시 이전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어렵게 잡은 국비 확보 기회마저 없던 일이 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 새 시정을 이끌 강석주 통영시장 당선인이 신도시 이전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통영적십자병원은 1955년 개원해 지역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는 공공의료 안전망이 돼 왔다. 2022년에는 보건복지부 ‘통영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인접한 고성과 거제를 아우르는 거점공공병원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력 수도권 집중화와 인구감소 여파로 내원객이 급감하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복지부 지역거점공공병원알리미 공시 자료를 보면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 중인 통영적십자병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당기순손실 56억 7468만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손실 규모는 2021년 7억 4320만 원, 2022년 2억 4553만 원, 2023년 30억 9871만 원, 2024년 8749만 원, 2025년 14억 9973만 원이다. 코로나19 이전 70%를 웃돌던 병상 가동률도 60%에 머물고 있다. 환자 감소세 역시 뚜렷하다. 2024년 11만 1745명에서 2025년 10만 7926명으로 1년 사이 3819명 줄었다. 설상가상 지방근무·필수의료 기피로 진료를 수행할 의료진 확보마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이에 2023년 병원 신축 이전 사업에 착수했다. 통영시가 부지를 제공하면 보건복지부가 건축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계획대로라면 통영적십자병원은 300병상, 16개 과, 간호등급 3등급, 직원 수 500~600명 수준으로 규모가 커진다. 여기에 심뇌혈관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분만센터를 비롯해 호스피스 병동과 정신질환센터, 소아병동 등 필수 의료시설도 갖춘다.

그런데 이전 위치를 놓고 통영시와 병원 간 이견이 커 지금까지 답보상태다. 통영시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를 토대로 ‘통영시립박물관 인근(도천동 7번지 일원)’과 ‘통영 충렬사 뒤편 5만 7000㎡’를 최적지로 내세웠다. 기존 병원과 100m 이내인 데다 종합의료기관이 없는 도천·명정·중앙동과 여객선을 이용하는 섬 주민 접근성이 좋고, 일부 사유지만 편입하는 충분한 터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또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명정동이나 도천동에 남아야 한다는 게 통영시 판단이다. 여기에 필요시 현 시설을 증개축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반면 병원 측은 통영은 물론 거제와 고성 주민들의 접근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국도 14호선과 인접한 광도면 죽림신도시나 용남면 등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영시가 제시한 부지는 주택가를 지나야 하는 산비탈이라 진입로 확보가 어려운 데다, 3개 시군 지역민이 이용하기에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비를 지원받으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구도심에 머물 경우 사업 취지인 ‘지역 책임의료기관 역할’에 맞지 않아 복지부나 재정경제부가 지원을 거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다 사업 자체가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7월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통영시정을 이끌 강석주 당선인은 신도시로 확장 이전을 약속했다. 강 당선인은 “통영적십자병원은 지역의 미래 의료를 책임질 백년대계다. 새 병원 지어놓고 가기 힘들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반문하며 “인수위 검토를 거쳐 임기 시작과 동시에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축 부지는 남부내륙철도 역세권 개발 지역과 인접한 죽림신도시와 용남면 그리고 도산면 인근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새 적십자병원은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응급의학과·분만·소아청소년과·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운영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일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시설은 노인과 재활에 특화된 의료복지센터로 존치하고 어르신 전용 스마트 의료 셔틀을 도입해 구도심 의료 공백을 메운다는 구상이다.

강 당선인은 “시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접근성이다. 신도시로 이전하더라도 구도심이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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