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학교 체육시설 개방 확대”… 문제는 재원·안전
시범 사업 대상으로 10개교 선정
관리 인력 시니어 일자리로 확보
범죄 노출·시설 훼손 우려 목소리
예산 등 지자체 지원도 고려해야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운동장과 강당 개방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유치원 연합 가족운동회.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2026년 하반기 교육행정협의회’에서 학교 체육시설 개방 협력이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이에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시니어클럽과 연계한 시범사업을 추진해 학교 체육시설 주민 개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학생 안전 보장과 시설 유지·보수 비용 마련이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시니어클럽 연계 실질 개방률 높인다
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지역 전체 604개교 중 525개교(86.9%)가 운동장을 개방하고 있다. 강당(체육관)은 467개교 중 135개교(71.1%)가 개방 중이다. 시설을 개방하는 곳은 주로 초·중학교에 집중돼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야간 늦게까지 수업이나 자율학습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시설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상으로는 10곳 중 7곳 이상이 시설을 개방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체육시설 개방 요구는 여전히 높다. 학교 측이 시설을 여는 시간과 시민들이 이용을 원하는 시간대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체육활동 수요는 주로 퇴근 후 야간이나 주말에 집중되지만, 상당수 학교는 관리 인력이 상주하는 일과 시간에만 시설을 개방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부지 확보와 예산 문제로 대규모 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기 어려운 부산시와 일선 구·군은 그동안 지속해서 학교 시설 개방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에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부산시니어클럽 인력과 연계해 시설 개방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10개교를 시범 사업 대상으로 선정한다. 현재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는 학교지킴이 인력이 근무하지 않는 학교가 많아 외부인을 통제하고 시설을 관리할 인력이 필요한데 이 같은 관리 인력 공백을 시니어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안전사고·관리 비용 부담은 과제
교육계에서는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중요하지만, 학생 안전 확보와 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지난 4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대낮에 만취한 성인 남성이 교내에 무단침입해 마주친 학생들에게 억지로 팔짱을 끼고 끌고 다니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방이 확대될 경우 취객이나 이상 동기 범죄자의 출입은 물론, 화장실이나 탈의실 등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시설 관리에 따른 학교의 우려도 크다. 시설을 정기 대관하는 외부 동호회 일정 탓에 정작 학부모 설명회나 학생 강연 등 필수 교육 행사를 제때 준비하지 못해, 오히려 교사가 동호회 측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도 있다. 학교 일정을 무시한 채 시설 사용을 고집하거나, 사용 후 발생한 쓰레기를 방치하고 집기를 어지럽힌 채 떠나는 얌체 이용객도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타 지자체는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 경우 교육지원청과 자치구가 재원을 5 대 5로 분담하는 ‘스쿨매니저 사업’을 도입, 시범 학교에 전담 인력을 파견하고 배상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최소 2년 이상 시설을 개방하는 학교에 체육시설 개·보수 및 방범용 CCTV 설치 비용으로 최대 5000만 원의 시비를 지원한다.
경기도 부천시는 ‘도시공사 관리위탁형 학교시설 개방학교’ 사업을 운영 중이다. 부천시가 예산을 전액 부담해 부천도시공사가 학교 개방 시간 동안 관리 인력을 파견하고 운영비 지원, 책임시설보험 가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일과 시간에도 외부인이 난입해 학생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는 마당에, 준비 없는 개방 확대는 학생 안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학생의 교육활동 보장과 안전이 결코 뒤로 밀리지 않는 원칙과 이를 뒷받침할 촘촘한 시스템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