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원 들어간 ‘부산 구·군 문화원’ 인사 관리·감독 허술
인사 기준 전적으로 문화원 재량
보직 인선·정년 규정 등 제각각
퇴직 공직자 자리 보전용 비판에
북구 사실상 종신직 변질 우려도
부산북구청 건물 전경
민간단체이지만 운영예산 대부분을 세금으로 지원받는 부산 지역 문화원이 공공적 성격에 걸맞은 관리·감독 장치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문화원마다 기본적인 고용·인사 기준은 통일되지 않은 채 자체 판단에 맡겨져 있다. 정년 규정을 임의로 변경하는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인사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부산 16개 구·군 문화원별 직원(사무국장·사무직원) 정년은 55세부터 65세까지 다양하거나 별도 정년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문화원은 정규직 대신 계약직 형태로 인력을 운영하는 등 고용 형태와 퇴직 기준도 제각각이다. 특히 부산 16개 구·군 문화원 가운데 북구·사하구·금정구·중구 등 4곳은 정년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문화원은 1994년 제정된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계발·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 운영되고 있다. 주민 대상 문화예술 교육과 지역 문화 행사 등을 추진하며 지역 문화 기반을 유지하는 공공적 역할을 맡는다. 주로 비영리 민간 법인이며 운영예산 대부분을 국가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한다.
문제는 공공재원에 크게 의존하고 지자체의 지도·감독을 받는 기관임에도 고용과 정년 등 인사 기준은 문화원별 재량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북구청의 경우, 구청은 문화원에 보조금 정산 관련 보고를 받지만, 인사 규정 등 정관 변경 등에 관한 별도 보고는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과거부터 문화원 사무국장 등 주요 보직의 인선 과정에서도 인사 투명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사실상 구청 문화·예술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공직자가 퇴직 후 자리를 옮기는 곳처럼 여겨지는 등 인사 운영이 자의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인사 운영의 문제는 북구문화원의 정년 폐지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북구문화원은 2024년 11월 기존 사무직 직원의 정년을 65세로 정한 규정을 삭제했다. 정년을 비롯한 인사 규정은 문화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체적으로 결정·변경하는 구조다.
북구문화원의 상근 인력은 사무국장 1명과 사무직원 1명 등 모두 2명이다. 올해 북구문화원에 투입된 예산은 △시비 6500만 원 △구비 1억 5657만 원 △국비 600만 원 등 모두 2억 2757만 원이다.
다른 문화원 역시 운영비와 인건비 상당액을 국가와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는 구조다. 특히 정년 폐지 이후 별도의 퇴직 기준이나 직무 적격성 평가 장치가 없다면 사실상 종신직에 가까운 고용이 가능해진다는 지적이다.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기관인 만큼 정년 폐지의 필요성과 적정성은 물론 이후 인력 운용을 점검할 외부 관리 장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구청은 고령화와 65세 이후 직무 수행 능력·전문성을 갖춘 인력 증가를 정년 폐지의 이유로 든다.
또 구비로 지원하는 인건비가 수년째 동결된 상태이며, 직위에 따른 고정급 형태라서정년 폐지에 따라 급여가 자동으로 상승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보조금 정산과 사업 실적 점검 등을 통해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기관으로서의 인력 운용과 퇴직 기준 등 조직 운영의 합리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