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차등제, ‘원전 도시’ 부산 기여·부담 제대로 반영을”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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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달 셋째 주 공청회 개최
지역 구분·차등 기준 등 공개 방침
원전 밀집 부산, 다른 권역과 차별
반값 전기료 모델 등 도입 목소리

‘원전 도시’ 부산의 전력 생산 기여도와 지역 주민들이 감내한 부담을 제대로 반영한 전기요금 차등제 실시에 대한 요구가 높다. 기장군의 한 마을에서 바라본 고리원전. 김종진 기자 kjj1761@ ‘원전 도시’ 부산의 전력 생산 기여도와 지역 주민들이 감내한 부담을 제대로 반영한 전기요금 차등제 실시에 대한 요구가 높다. 기장군의 한 마을에서 바라본 고리원전. 김종진 기자 kjj1761@

정부가 곧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방안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지역 구분과 할인율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에서는 전국 최고의 원전 밀집 지역의 기여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 정의와 실질적인 기업 유치 효과를 위해 원전으로 인한 위험과 기회비용 할인을 추가 적용하는 ‘반값 전기료’ 제안도 주목을 받는다.

1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달 셋째 주에 전기요금 차등제 관련 공청회를 열고 지역 구분과 차등 기준, 요금 조정 방향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산업별 전기요금을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송전선로 이용 비용, 전력 자립도에 따른 전력망 흐름, 국가균형발전을 반영해 차등을 주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우대지수 등을 활용해 더 세분화할 수 있다. 김 장관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은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주택용 전기요금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정부의 방안이 ‘원전 도시’ 부산의 전력 생산 기여도와 지역 주민들이 감내한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나온 설명에 따르면 요금 차등은 1kWh(킬로와트시)당 10~20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 정치권에서도 원전이 밀집한 부산을 다른 지역과 동일 권역으로 묶어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정부는 부산의 희생이 보상으로, 에너지 자산이 기업과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기요금 차등제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용우 부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도 “전기는 부산에서 생산하고 혜택은 다른 지역이 누리는 구조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김영춘 전 장관이 처음 제안했던 ‘반값 전기료’ 모델도 새롭게 다시 제안됐다. 당시 정책 논의에 참여했던 동의대 인간공학과 김유창 교수는 지난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민주연구원과 부산시민의질문 Q센터가 ‘원전도시 부산의 전기료 인하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부산의 전력 생산 기여와 위험·기회비용 부담을 적용한 전기료 인하 모델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데 드는 ‘장거리 송전망 건설비’와 사회적 갈등 비용을 부산 시민이 부담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위험 배당’ 성격의 요금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송전·계통 할인율과 위험·기회비용 할인율을 더해 주택용은 원전과 거리에 따라 20~90%까지, 산업용은 15~90%까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주택용은 평균 40.5%, 산업용은 평균 27.7% 할인율로 연간 주택용은 총 3386억 원, 산업용은 총 554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부산 전체의 연간 전기요금 총액(주택용 약 8370억 원, 산업용 약 2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파격적인 수준의 할인이다. 김 교수는 수도권 대기업 요금 현실화와 할증을 통해 연간 최대 6조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김 교수는 “‘반값 전기료’ 모델은 원전을 주민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건설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한번에 다 따내지 못하더라도 원전 밀집 지역인 부산이 의제를 설정해 단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최소 5개 권역별과 전력 자급률을 기준으로 차등제를 적용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부산은 원전 5기가 밀집한 전국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다. 2025년 기준 전력 자급률 122.6%(전국 7위)로, 경남(137.0%), 울산(113.6%)과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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