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소부장 협력사에 2조 규모 보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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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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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4대 은행과 보증 협약
대출 한도↑ 금리·보증료↓
용인 ‘트리니티 팹’도 점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정부, 금융권과 손잡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2조 원 규모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SK하이닉스는 19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홍보관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수출공급망 강화보증’ 협약을 맺고, 협력사에 은행별 1호 보증서를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보증 재원은 SK하이닉스와 4개 은행이 1000억 원을 내고, 무역보험공사가 이를 밑천으로 20배인 2조 원까지 보증을 서 주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협력사가 대출을 받을 때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서 주는 만큼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대출 문턱을 넘기 쉬워진다.

지원 대상은 SK하이닉스가 추천하고 무역보험공사 심사를 통과한 협력사다. 일반 보증은 대출금의 90%를 1년간 보증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전액을 3년간 보증한다.

보증에 따르는 비용도 크게 줄었다. 무역보험공사가 보증료를 25~35% 깎아 주고, 깎고 남은 보증료마저 3년 동안 협약 은행이 대신 낸다. 여기에 더해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최대 2.5%포인트 낮춰 주기로 했다.

최대 보증 한도도 다른 업종보다 50% 높게 잡았다. 반도체가 올해 9월까지 전체 수출의 42%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큰 점을 감안했다.

SK하이닉스가 협력사 자금줄을 챙기고 나선 건 용인 클러스터 증설 속도가 크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짓는 팹 4기의 완공 목표를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겼다. 1기 팹 첫 클린룸 가동도 내년 5월에서 2월로 당겼고, 지난 8월에는 2기 팹에 35조 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생산라인이 빨리 늘어나면 장비와 소재를 대는 협력사도 그에 맞춰 설비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들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투자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클러스터 안에 50여 개 소부장 기업이 함께 들어설 예정인 만큼 협력사의 투자 여력이 곧 증설 일정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정부도 이런 속도전을 의식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이날 1기 팹 현장을 둘러보며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을 풀려면 국내 생산능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공사 기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협력사 제품의 기술 검증을 돕는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용인 1기 팹 안에는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부품·장비를 실제 양산 라인과 같은 환경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트리니티 팹’이 들어선다.

그동안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해도 실제 생산라인에 올려 볼 기회가 거의 없어 상용화에 애를 먹었다. 트리니티 팹에서 양산에 문제없이 쓰일지 미리 검증받으면 국산 제품이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시기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

트리니티 팹은 정부와 지자체, SK하이닉스가 함께 짓는다. 2031년까지 국비 3736억 원, 지방비 577억 원, 민간 자금 4433억 원 등 모두 8700억여 원이 들어간다.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은 “이번 수출공급망 기금 지원과 트리니티 팹을 통한 원스톱 기술 검증 환경 조성을 바탕으로 협력사들과 힘을 모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공급망 강화보증은 지난해 8월 도입된 뒤 현대차, HL만도, 포스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이 참여해 2조 4000억 원을 조성했다.

이번 협약은 단일 기업 기준으로 가장 크며, 전체 규모는 4조 4000억 원으로 늘었다. 정부는 반도체 분야를 5조 원 이상으로 키우고 방산·원전·바이오로 대상을 넓혀 연내 10조 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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