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탈선'은 7㎜ 너트 제대로 안 조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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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고속철도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 탈선과 관련, 선로전환기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표준궤에 설치된 선로전환기(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전국 철도 운송을 가로막았던 KTX-산천 탈선사고의 원인이 결국 차체 결함보다 인재(人災)로 가닥 잡히고 있다.

코레일 직원들이 사고 직전 '선로전환기'를 점검하면서 7㎜ 너트가 느슨하게 조여 있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열차가 직진만 가능하도록 선로전환기를 조정해 놓아 KTX 역사상 초유의 탈선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로전환기 보수하다
너트 제대로 안 조여
결국 '人災'로 드러나


14일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1일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 내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서 낡은 선 등이 발견돼, 수차례에 걸쳐 자체 보수작업을 펼쳤다. 이 보수 작업 과정에서 부속품을 여러개 교체했는데 담당 직원이 7㎜ 너트 하나를 제대로 조이지 않은게 1차 원인이다.

이 때문에 선로전환기에서 선로에 있는 신호기와 선로 상태가 일치 하지 않는 선로 불일치 현상이 세번이나 발생했다.

이에 코레일은 오전 7시30분께 선로전환기에 대한 보수작업을 재차 벌였지만 이상 현상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지 못했고 자동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호장치를 수동으로 전환, 열차 운행이 가능토록 강제 조치했다. 결국 직진 신호만 가능하도록 장치를 조정했다.

국토해양부는 "선로전환기의 부속품을 교체한 첫번째 코레일 직원과 나중에 투입된 다른 두번째 직원이 제대로 조치를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 조차 관제센터에 보고되지 않았고 KTX-산천 224호 열차가 선로를 바꾸기 위해 방향을 틀다 탈선하게 됐다.

광명역을 지나는 상행선 KTX의 경우 보통 상행선인 왼쪽 레일을 이용하는데, 이날 사고가 난 KTX는 광명역이 종점이어서 왼쪽 레일에서 선로전환기를 이용해 오른쪽 레일(하행선)로 이동하려 했다.

광명역을 통과하는 대부분의 열차처럼 이 열차가 그대로 직진했다가 차량을 다시 돌려서 역으로 돌아와 손님을 내렸으면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관제센터는 부산역~광명역 간 KTX열차가 도착예정 시각보다 약 3분 늦게 오자, 시간을 단축하려고 선로를 바꿔 곧바로 우측으로 이용하도록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공식 사고 조사기관인 국토해양부 '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현재 이날 사고 전에 이뤄졌던 선로전환기에 대한 보수작업이 적절했는지 등을 정밀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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