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털어드립니다] ② 부산 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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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등장 性추문에 진땀(유재중)… 네거티브 전략의 수혜자?(박형준)

유재중 새누리당 1956년 3월 27일생(56세) 부산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전)수영구청장  (현)제18대 국회의원(부산 수영)

새누리당 유재중 후보

'추문'으로 이겼지만 '추문'에 당할 처지


수영구 새누리당 공천자인 유재중 후보는 민머리로 선거운동 중이다.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이 확산되자 지난 14일 선거사무실에서 삭발식을 감행한 뒤 채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다. 볼썽사나운 수영구 선거전의 한 단면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사생활 관련 추문으로 홍역을 치른 수영구 유권자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마치 '데자뷰'라도 겪는 심정이다. 당시 추문의 주인공은 박형준 후보였지만 지금 추문의 주인공은 유재중 후보다. '추문 리턴매치'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와 함께 '추문으로 이긴 유 후보가 결국 추문에 당하게 됐다'는 냉정한 평가도 적지 않다.

'18대 선거 추문 리턴매치' 불명예
삭발·결백 주장에도 여론 싸늘
당 공천강행에 민심 반감 거세
'지역구 관리에만 몰두' 지적도


이번 성추문 논란은 과거와 달리 상대 여성 당사자가 직접 나서 '구청장실 성추행' '부적절한 관계' 등의 구체적 주장을 펼치고 있어 지난 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결국 성추문 논란을 둘러싼 진실은 경찰 수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유 후보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40대 여성은 이미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특히 25일 경찰은 이 여성이 유 후보와 함게 머문 것으로 진술한 모텔과 카페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 여성은 이동시간과 장소, 건물의 구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했으며, 경찰은 현장검증을 통해 이에 대한 신빙성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9일께 유 후보를 직접 불러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유 후보는 물론 이 여성의 주장에 대해 강력 부인하며 "철저한 조작"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예정이다.

유 후보를 둘러싼 성추문 논란은 선거의 최대 변수다. 이 여성이 부산시의회와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전면에 등장하자 민심은 크게 출렁거렸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경선방식을 국민경선에서 여론조사경선으로 갑자기 변경해 유 후보의 공천을 강행하자 이에 대한 민심의 반감은 거세지고 있다. 이는 27일 발표된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박형준 후보가 유 후보를 제치고 우위를 점한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수사 결과에 대한 경찰의 발표 시점이다. 검찰은 선거 다음날인 다음달 12일까지 수사를 완료하라고 지휘를 내렸다. 선거 이후 발표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의혹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측은 "삭발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이 여성의 행보야말로 상대인 박 후보 측이 이용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실제로 1년6개월 가량 유 후보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이 여성은 '교제'에서 '성추행'으로 말을 바꾸었고, 이를 뒷받침할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 자료도 대중 앞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추문 외에도 유 후보는 지난 18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며 지역구 관리에만 몰두했다는 지적도 피해갈 수 없다. 수영구 내에서 유 후보의 대민 스킨십은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잦은 방문에 '동장보다 더 자주 보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서울에서는 일을 하지 않나'라는 비아냥까지 들려온다. 유 후보는 이에 대해 "치매관리법, 노숙인지원법 등 제정법률안을 2건 통과시켰다"며 자신의 성과를 설명했다.

올해 초 거론된 반값교복법 공청회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는 교과부의 반대로 무산된 수영구청의 반값교복법에 대해 "입법발의를 추진하겠다"며 학부모 상대 공청회를 추진했지만 지역에서는 '사실상 국회 회기가 끝난 마당에 이 같은 액션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지역구에서 학부모들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 하루아침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어 즉각 법률개정안을 발의하고 공청회를 개최했다"며 "논의 자체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터라 시기 논란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유재중 새누리당

1956년 3월 27일생(56세)

부산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전)수영구청장 (현)제18대 국회의원(부산 수영)


무소속 박형준 후보

'포용력 없이 도덕성 여론몰이' 역풍 위기


무소속 박형준 후보는 제18대 총선 당시 사생활을 둘러싼 괴소문으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리고 2012년,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수영구를 뒤흔들고 있는 성추문으로 그의 상대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에 달리 박 후보는 "내가 거머쥘 경선 승리를 성추문 확산으로 빼앗겼다"며 반사이익 자체를 부인한다. 추문으로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유 후보가 삭발을 감행했고, 이는 중앙당이 경선 방식을 바꾸는 등 파행을 초래한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성추문 배후 아니냐' 의혹 일어
"반사이익 없다" 해명에도 의문
지역홀대 현 정권 핵심 이력 약점
대형 개발 공약만 지나치게 집중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가 이번 성추문 논란의 수혜자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성추문 논란을 관내 명물 수영성에 빗대 '수영성과 도덕성을 지키는 후보'라며 여론몰이 중이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성추문의 당사자는 유재중 후보와 폭로 여성일 뿐이라며 자신들의 개입 여부를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서울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유 후보의 도덕성 검증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인 여성단체의 식사자리에 과거 박 후보의 사무국장 출신이던 인사와 자원봉사자 등이 동석한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됐다. 유 후보 캠프는 이 같은 자료를 제시하며 "성추문의 배후에는 박 후보 캠프 관계자가 있다"며 맹비난 중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현재 경찰조사를 받은 인물 가운데 일부가 우리 캠프 자원봉사자는 맞지만 이들이 정식으로 등록을 하고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진해서 돕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을 내칠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파문이 확산되면서 '4년 전 추문으로 고생한 박 후보가 대승적인 차원에서라도 네거티브 전략을 자제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설사 본인이 한 차례 피해를 보았다 하더라도 수영구를 위해 이를 자제하는 포용력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것. 하지만 그는 "당시 나와 관련된 추문은 뒤로 쉬쉬 떠도는 괴소문이었고, 이번 추문은 사실상 검증을 요하는 지역의 이슈가 아니냐"며 "오히려 이는 선거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검증의 절차"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한편 네거티브 선거전 의혹과 별개로 박 후보가 해양수산부 폐지와 가덕도 신공항 무산 등 지역을 번번이 홀대한 현 정권의 핵심 인사라는 점도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 등 4개 광역자치단체가 밀양을 지지하고 나선 상황에서 청와대에서 내가 이를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았다면 신공항은 밀양으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 최측근에 있었던 지역 인사라는 점에서 그는 현 정권의 지역홀대 논란에서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또 유 후보가 도를 넘은 지역구 관리로 눈총을 받았다면 반대로 박 후보는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평가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자신이 국회의원 재직 당시에도 민원이 제기됐던 수영성곽 문화재보호구역 해제나 실현가능성 논란이 있는 해상케이블카 사업 등 대형 개발공약을 지나치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그는 낙선 이후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하다 뒤늦게 수영구를 찾으며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때가 되니 주민 10명만 모여도 박형준이 나타난다'는 비아냥을 자초한 면이 있다. 큰 틀의 정치 철학과 국가적 어젠다 설정, 토론 등에는 능하지만 스킨십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자신은 "해운대에 비해 낙후된 수영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공약도 중요하지만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기획력과 이를 밀고 나갈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불꽃축제 유치나 광안리 해변예술조명 등은 내 임기 당시 추진됐던 핵심 사업이었으며 수영망미파출소 복원 등 지난 4년동안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주장했다. 권상국 기자
박형준 무소속

1960년 1월19일생(52세)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수영구) 및 (전)한나라당 대변인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문학박사 (전)대통령 정무수석 (현)동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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