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털어드립니다] ② 부산 수영구
당사자 등장 性추문에 진땀(유재중)… 네거티브 전략의 수혜자?(박형준)
새누리당 유재중 후보
'추문'으로 이겼지만 '추문'에 당할 처지
수영구 새누리당 공천자인 유재중 후보는 민머리로 선거운동 중이다.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이 확산되자 지난 14일 선거사무실에서 삭발식을 감행한 뒤 채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다. 볼썽사나운 수영구 선거전의 한 단면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사생활 관련 추문으로 홍역을 치른 수영구 유권자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마치 '데자뷰'라도 겪는 심정이다. 당시 추문의 주인공은 박형준 후보였지만 지금 추문의 주인공은 유재중 후보다. '추문 리턴매치'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와 함께 '추문으로 이긴 유 후보가 결국 추문에 당하게 됐다'는 냉정한 평가도 적지 않다.
'18대 선거 추문 리턴매치' 불명예
삭발·결백 주장에도 여론 싸늘
당 공천강행에 민심 반감 거세
'지역구 관리에만 몰두' 지적도
이번 성추문 논란은 과거와 달리 상대 여성 당사자가 직접 나서 '구청장실 성추행' '부적절한 관계' 등의 구체적 주장을 펼치고 있어 지난 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결국 성추문 논란을 둘러싼 진실은 경찰 수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유 후보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40대 여성은 이미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특히 25일 경찰은 이 여성이 유 후보와 함게 머문 것으로 진술한 모텔과 카페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 여성은 이동시간과 장소, 건물의 구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했으며, 경찰은 현장검증을 통해 이에 대한 신빙성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9일께 유 후보를 직접 불러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유 후보는 물론 이 여성의 주장에 대해 강력 부인하며 "철저한 조작"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예정이다.
유 후보를 둘러싼 성추문 논란은 선거의 최대 변수다. 이 여성이 부산시의회와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전면에 등장하자 민심은 크게 출렁거렸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경선방식을 국민경선에서 여론조사경선으로 갑자기 변경해 유 후보의 공천을 강행하자 이에 대한 민심의 반감은 거세지고 있다. 이는 27일 발표된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박형준 후보가 유 후보를 제치고 우위를 점한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수사 결과에 대한 경찰의 발표 시점이다. 검찰은 선거 다음날인 다음달 12일까지 수사를 완료하라고 지휘를 내렸다. 선거 이후 발표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의혹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측은 "삭발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이 여성의 행보야말로 상대인 박 후보 측이 이용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실제로 1년6개월 가량 유 후보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이 여성은 '교제'에서 '성추행'으로 말을 바꾸었고, 이를 뒷받침할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 자료도 대중 앞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추문 외에도 유 후보는 지난 18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며 지역구 관리에만 몰두했다는 지적도 피해갈 수 없다. 수영구 내에서 유 후보의 대민 스킨십은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잦은 방문에 '동장보다 더 자주 보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서울에서는 일을 하지 않나'라는 비아냥까지 들려온다. 유 후보는 이에 대해 "치매관리법, 노숙인지원법 등 제정법률안을 2건 통과시켰다"며 자신의 성과를 설명했다.
올해 초 거론된 반값교복법 공청회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는 교과부의 반대로 무산된 수영구청의 반값교복법에 대해 "입법발의를 추진하겠다"며 학부모 상대 공청회를 추진했지만 지역에서는 '사실상 국회 회기가 끝난 마당에 이 같은 액션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지역구에서 학부모들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 하루아침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어 즉각 법률개정안을 발의하고 공청회를 개최했다"며 "논의 자체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터라 시기 논란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유재중 새누리당 1956년 3월 27일생(56세) 부산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전)수영구청장 (현)제18대 국회의원(부산 수영) |
박형준 무소속 1960년 1월19일생(52세)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수영구) 및 (전)한나라당 대변인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문학박사 (전)대통령 정무수석 (현)동아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