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보안암 석굴'을 국가문화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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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다솔사 말사인 보안암에 있는 석굴. 사천시 제공

경남 사천시 다솔사 말사인 보안암의 석굴(경남도유형문화재 제39호)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 국보)로 승격시키려는 사업이 추진된다.

사천시는 곤양면 무고리 보안암에 있는 석굴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시는 경남도의 승인절차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달 내로 석굴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추진하기 위한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연구용역 기간은 4개월여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보안암 석굴 관련 자료의 수집과 분석 등을 종합정비 계획을 세운 뒤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로의 승격을 정식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사천시는 지난 2월 지역 유형문화재에 대한 일제점검 과정에서 보안암 석굴의 일부에서 배부름 현상이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시는 문화재 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4월 문화재청 관계자와 함께 합동점검을 했다.

이 자리에서 보안암 석굴을 점검한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은 "보안암 석굴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을 만큼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며 사천시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추진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

문화재위원들은 우리나라에서 암반을 파서 석굴을 조성한 사례는 곳곳에 있지만, 판석을 쌓아 인위적으로 석굴을 축조한 사례는 경주 석굴암과 사천 보안암 석굴 등 2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보안암 석굴은 귀족 중심 불교유산인 경주 석굴암과는 달리 하층 서민들이 '복을 받기를 원하며' 거칠게 쌓아 만든 석굴이어서 역사적 가치성이 탁월하다고 지역 향토사학자들은 주장했다.

고려시대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천 보안암 석굴은 본찰인 사천 다솔사에서 2㎞ 정도 떨어진 곤양면 무고리 산 43에 있다.

면적은 84㎡규모로, 정방형에 가까운 형태로 자연석 막돌을 허튼층으로 쌓았다.

석굴 안에는 높이 1.8m가량의 석조여래좌상 1구와 자연석을 소박하게 다듬은 16 나한상이 있다. 천장은 긴 돌 2개를 동서로 걸치고 다시 그 위에 또 하나의 긴 돌을 걸치고 있다.지난 1972년 2월 12일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 지정됐다.

사천시 관계자는 "경주 석굴암이 신라 왕실의 세련미를 담았다면, 보안암 석굴은 서민, 민중의 정서를 담은 소박한 형태를 담고 있다"며 "이미 문화재청의 긍정적 의견을 들었고, 이를 계기로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을 위한 연구용역 등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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