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종영①, 역대급 드라마 만든 두 '김 작가'와 NEW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두달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던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행복한 결말로 끝이났다. 주인공들의 생사여부는 물론, 주조연을 막론하고 모두 웃었다.
 
'전사자 명단'에 올랐던 유시진(송중기)과 서대영(진구)은 각각 강모연(송혜교)과 윤명주(김지원)의 곁으로 돌아왔다. 유시진은 자신의 기일을 준비하던 강모연과 알바니아 사막 한복판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서대영은 우르크에서 내리는 100년 만의 눈과 함께 돌아와 윤명주에게 진심을 고백했다.
 
김기범(김민석)은 검정고시에 합격, 살아 돌아온 멘토 서대영과 감격의 재회를, 남다른 웃음 코드와 의외의 진지함으로 사랑 받아온 해성병원 송상현(이승준) 하자애(서정연) 커플도 장밋빛 미래를 내다봤다.
 
시청률은 물론, 국내를 넘어 한류 열풍의 시동을 건 '태양의 후예'가 문화계에 가한 여파는 일일이 표현하기 힘들만큼 다양하고 범위도 넓다.
 
이러한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비단 스타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브라운관으로 드러나는 모습 이면에 있는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김은숙X김원석 작가가 이뤄낸 마법 같은 컬래버레이션


'태양의 후예'의 모토가 되는 원작은 김원석 작가가 집필한 '국경없는 의사회'다. 국제 의료 구호단체이기도 한 이 대본은 지난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여기에 김은숙 작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고 결국 공동 집필이 결정됐다.
 
이는 김은숙 작가에게는 꽤 이례적인 일이다. 펜을 막 잡기 시작한 그의 초창기 이력을 제외한다면, 지난 2005년 방송된 SBS '프라하의 연인'부터 줄곧 단독 집필을 해왔기 때문이다. 김원석 작가와 함께한 '태양의 후예'의 공동 집필은 무려 11년 만이다.
 
특히 그동안 다소 묵직한 소재를 다뤄왔던 김원석 작가와 '멜로의 귀재'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의 이번 작업은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두 작가의 협업은 신의 한 수였다. 원작을 집필했던 김원석 작가가 재난을 비롯한 큰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데 주력했다면,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장기인 '꿀' 떨어지는 멜로 대사를 가미했다.
 
그 결과 '태양의 후예'는 주옥 같은 명대사들을 남겼다. 물론 '손 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배우들은 이를 묘하게 중독되는 그들만의 로맨스로 이끌어냈다. 각종 광고 문구, 판촉물,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패러디 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극 중 서대영 상사를 연기한 배우 진구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작가의 대본에 대해 "데뷔할 때부터 꿈꿔왔던 대사"라며 "일상 속에서는 조금 민망할 수 있지만, 모든 배우들의 로망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 첫 술부터 배불렀던 NEW의 브라운관 진출
 


NEW는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과 함께 '빅4'로 불리는 영화투자배급사다. NEW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등의 대표작을 내놓으며 신생 배급사임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안목을 보여왔다.
 
이처럼 영화 투자에 주력해왔던 NEW가 처음으로 드라마 사업에 뛰어든 작품이 바로 '태양의 후예'다. 특히 100% 사전제작 시스템을 '태양의 후예'에 접목, 그들만의 노하우를 통해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어 냈다.
 
또 '태양의 후예'가 한국 드라마 최초로 한중동시방영이 될 수 있게 한 것도 NEW의 공이 컸다. 지난 2014년 중국 화처미디어그룹을 2대 주주로 맞이한 NEW는 중국과의 벽을 허물었고 지난해 10월에는 한중 합자법인 화책합신까지 출범시켰다. '태양의 후예'의 한류 열풍을 한층 수월하게 만든 바탕에는 NEW의 국제 교류가 뒷받침 됐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중화권 국가에서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내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동시 방영되고 있는 '태양의 후예'의 누적 조회수는 이미 20억 건을 돌파한지 오래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이달 초 홍콩에서 드라마 프로모션 행사를 가지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특히 진구는 14일 웨이보와 아이치이의 특별 초청을 받아 단독으로 팬들과 '태양의 후예' 본방 사수 이벤트를 가졌다.
 
이에 따른 수익도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의 후예'는 판권 판매, 간접광고(PPL), 음원 판매 등으로 제작비 13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업계에서는 종영 이후 각종 광고와 관광, 콘텐츠 수출 등으로 인해 발생할 경제 효과를 3조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NEW의 드라마 진출은 첫 술 부터 배불렀다. 무엇보다도 '태양의 후예'를 통해 100% 사전제작 드라마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드라마 제작업계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것이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진=KBS2 제공,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