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고순도 불화수소' 연내 日 반도체 소재 대체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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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소재 조달과 국산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극자외선(EUV) 라인 전경. EUV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자외선을 쬐 회로를 그릴 때 쓰는 감광제다. 삼성전자 제공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소재 조달과 국산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극자외선(EUV) 라인 전경. EUV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자외선을 쬐 회로를 그릴 때 쓰는 감광제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4일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초기 우려와는 달리 소재 조달과 국산화가 예상 외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서 테스트

솔브레인 ‘고순도 불산’ 공급 예정

‘폴리이미드’도 하반기 국내 생산

日 기업, 제3국 통해 우회 수출

먼저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대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대체가 가능하고, SKC도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폴리이미드 필름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경우 국내에선 솔브레인이 올해 9월 제2공장 증설을 마치면 연내에 일본산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솔브레인은 6년 전부터 자체 불산정제 공장을 운영하면서 일본 수준의 고순도 불산(액체)을 이미 공급하고 있다. 현재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테스트하고 있다.

웨이퍼에 자외선을 쬐 회로를 그릴 때 쓰는 감광제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국내 업체인 금호석유화학과 동진쎄미켐이 만들고 있지만 아직 기술 수준은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선 일본 업체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려면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3개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은 기존 한국 공급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현재 한국 내 생산과 중국 등 제3국 생산을 통한 우회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수출 라인을 유지할 경우 일본 정부의 규제로 인해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EUV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일본 정부가 7일 신에쓰화학의 EUV용 포토레지스트의 삼성전자 수출 건을 허가하면서 일단 국내 공급은 해결이 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포토레지스트를 쓰지 않는다.

이 같은 수출 허가는 이미 JSR이 벨기에 합작법인을 통해, 일본 도쿄오카공업(TOK)이 인천 송도 생산공장을 통해 포토레지스트의 국내 공급이 가능해진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 모리타화학공업이 중국 상하이 생산라인을 활용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상태다. 역시 일본 업체인 스텔라케미파도 싱가포르 생산물량을 한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스미토모화학이 투명 폴리이미드를 삼성전자에 공급중이다. 아직 우회 수출 등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국산화 내지 제3국화 의지가 강한데 대해 삼성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회수출을 막는 일본 정부를 설득하겠다”며 공급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초 “일본 원료로 만든 소재도 쓰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최근 일본 JSR과 벨기에 합작법인을 통해 포토레지스트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을 통한 국산화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해외 공급선 확보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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