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마이크 피기스 감독 "부산에서 곧 영화 찍어요"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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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 심유림 인턴기자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 심유림 인턴기자

“부산이라는 도시도, 부산국제영화제도 굉장히 열정적이고 흥미롭습니다. 놀라고 있습니다!”

만나자마자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칭찬을 쏟아내는 이,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유명한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다. 올해 비프의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은 피기스 감독은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에 푹 빠진 모습이다. 인터뷰내내 “믿을 수 없어요(incredible)” “환상적이네요(fantastic)” “놀라워요(remarkable)”라는 말을 여러 번 외칠 정도였다.

피기스 감독은 무엇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들이 열심히 영화를 봐 주는 것이 가장 신기하다고 했다. 실제로 인터뷰하는 당일 저녁에 상영되는 영화를 보고 싶어 표를 구했는데 일찌감치 매진돼 영화를 볼 수가 없다며 ‘심사위원장도 표를 못 구하는 비프’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는 인터뷰 내내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심유림 인턴기자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는 인터뷰 내내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심유림 인턴기자

피기스 감독은 올초 부산 아시아영화학교 교장으로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의 젊은 감독들을 키워내는 작업이 의미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스토리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합니다.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선 스토리구조를 잘 알아야하고 이를 영화 언어로 표현해야 합니다. ”

피기스 감독은 영화감독 지망생들에게 스토리 구성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36가지 상황들(The thirty-six dramatic situations)’이라는 책도 썼다.

“감독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에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36개의 상황들을 제안하고 이 상황들을 자유롭게 조합해 드라마를 완성하게 합니다. 아시아영화학교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을 많이 시켰고 학생들이 아주 좋아했습니다.”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영화감독 지망생들을 위해 쓴 ‘36가지 상황들(The thirty-six dramatic situations)’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심유림 인턴기자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영화감독 지망생들을 위해 쓴 ‘36가지 상황들(The thirty-six dramatic situations)’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심유림 인턴기자

피기스 감독은 영화감독이면서 음악인, 작가이기도 하다. 영화는 모든 분야를 다 알아야 하기에 늘 배우고 있단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음악을 가장 즐긴다며 밤에 바흐를 연주할 때 아주 행복하다고.

피기스 감독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사실 피기스 감독이 가장 힘들고 우울했던 시절에 나온 작품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몇 편의 영화작업을 하며 음악, 편집 등 간섭을 많이 받았고 할리우드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친구가 우연히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라는 책을 선물했단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영화가 너무 우울하다며 투자를 받지 못했어요. 소규모의 스태프를 꾸리고 저예산으로 작업을 했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죠. 평단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더니 오스카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고 관객동원도 성공했죠. 결과적으로 저는 할리우드를 떠나지 못했어요. 그 이후 여기저기서 투자하고 싶으니 영화를 같이 만들자는 제안이 쏟아졌어요.”

그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니컬라스 케이지와는 현재 연락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따로 고맙다는 인사를 받지 못했지만 그게 할리우드라며 피기스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


부산 아시아영화학교 교장으로 부산과 인연을 맺은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18개월간 한국을 오가며 한국에서 영화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심유림 인터기자 부산 아시아영화학교 교장으로 부산과 인연을 맺은 거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18개월간 한국을 오가며 한국에서 영화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심유림 인터기자

피기스 감독은 현재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18개월간 한국을 오가며 한국 역사도 공부하고 한국 드라마도 많이 봤다. 심지어 정치적인 상황부터 연예산업 스캔들까지 다 알 정도로 한국에 정통했다. 한국 작가와 배우를 소개받아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부산에서도 촬영할 것 같아요. 흥미로운 촬영 장소들을 소개받았고 부산영상위원회가 좋은 제안도 해주었어요. 장비들도 다 있더라고요. 곧 부산에서 또 만나요.”

김효정 기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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