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샤프예요?”… 8년 만에 바뀐 ‘수능 샤프’에 수험생들 혼란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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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때문에 수능 망칠까 걱정입니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사흘 앞두고 ‘수능 샤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매년 A사 샤프가 수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지급됐지만 올해 8년 만에 샤프 변경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시험 전 변경된 샤프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부정행위 방지 등을 이유로 샤프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수험생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2학년도 이후 첫 제품 교체

수험생들, 변경 샤프 공개 요구

평가원, 부정행위 방지 등 이유

“공개할 계획 없다” 입장 밝혀

기존 샤프로 연습한 학생 ‘당황’

“수험생 배려 없어” 불만 토로도

1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오는 14일 2020학년도 수능에서는 종전에 제공되던 A사 샤프 대신 다른 샤프가 제공된다. 수능 샤프가 바뀌는 것은 2012학년도 이후 8년 만이다. 수능장에 샤프 반입이 금지된 2006학년도부터 2011년도 한차례를 제외하고 13년간 A사 샤프가 수능 샤프로 제공됐다. 평가원은 매년 중순 조달청 입찰을 통해 수능 샤프 공급 업체를 모집한다. 입찰 조건으로는 ‘지우개가 달려 있을 것, 샤프 뚜껑을 눌러 심이 나오는 방식이 될 것, 샤프 구성품이 모두 국산 제품일 것’과 같은 입찰 조건이 붙어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수험생이 A사 홈페이지에 수능 샤프 납품 여부를 물었고 이후 A사 측이 “올해는 납품하지 않는다”고 답한 뒤 수험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2020학년도 수능 샤프를 공개해 달라’는 글이 수십 차례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수험생의 경우 수능 수험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A사 샤프를 미리 구매해 문제 풀이 연습을 하기도 한다. 수능이 끝난 뒤 인터넷 중고마켓 등에는 수능샤프 등이 웃돈이 붙어 판매되기도 한다. 또한 2012년 A사 샤프에서 B사 샤프로 한차례 바뀌었던 시험에서 샤프가 불량 논란에 휩싸였던 점도 수험생들의 걱정을 더한다. 당시 B사 샤프는 중국산 샤프심 탓에 샤프심이 자주 부러졌고 현장에서 샤프 변경 요청이 속출하기도 했다.

올해 초 A사 샤프를 구매해 수능을 준비했다는 김 모(17·양)은 “중고장터에서 수능 샤프를 구해 1년간 연습해 왔는데 바뀌게 되는 수 능샤프 제품명조차 알 수 없다니 당황스럽다”며 “수능 샤프는 일반 시판용과 달리 샤프에 수능문구 등이 적혀 있어 시험장 부정행위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데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사소한 것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어 하는 수험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평가원은 샤프는 물론이고 수능 당일 시험장 물품에 대해 단 한차례도 사전에 공개한 적이 없다”며 “샤프 납품 업체 교체 여부 등 수능 비품 전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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