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값 ‘연일 급상승’… 배후는 서울 큰손들 ‘싹쓸이’?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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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에 대한 청약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뒤 부산 전역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른 원정 투자 등으로 인해 미분양 물량도 소진되는 상황이다. 최근 기장군에서 분양한 레지던스. 부산일보DB 지난 8일 부산 해운대·수영·동래구에 대한 청약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뒤 부산 전역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른 원정 투자 등으로 인해 미분양 물량도 소진되는 상황이다. 최근 기장군에서 분양한 레지던스. 부산일보DB

부산이 고향이면서 서울 지역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A(40) 씨. 그는 최근 부산 지역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부동산 사이트 등을 검색하고 있다. 전세를 살고 있는 그는 부산의 부모님 새 거처도 마련할 겸 투자도 할 겸해서 집을 알아보고 있다. A 씨는 "서울과 수도권은 집값이 너무 비싸 아예 살 엄두를 못 내지만 부산은 기본적으로 서울보다 아파트 값이 저렴한 데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려 가격이 뛸 여지도 많아 이 참에 집을 구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분양 부산진구 한 아파트

미분양분 100채 한꺼번에 팔려

‘해수동’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2주 연속 아파트값 0.19% 올라

상대적 저평가·상승 여력 충분

큰손들 관광버스 ‘원정 쇼핑’도

시장 교란 우려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 8일 해운대·수영·동래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뒤 부산의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제 지역인 해운대·수영·동래구는 물론, 타 지역까지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에 외지 투자자가 매물을 선점하고 지역 내 투자자들이 추격 매물 확보에 나서면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부산 부산진구에서 얼마 전 분양한 A아파트 미분양분 100채가량이 최근 한꺼번에 팔렸다는 얘기도 나돌 정도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부산의 아파트 가격은 0.19%가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가격이 완전히 상승으로 추세를 전환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해운대구는 0.71%, 수영구는 0.69%, 동래구는 0.59%가 올랐다.

한국감정원 측은 “해운대구는 반송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수영구는 남천·광안동, 동래구는 명륜·사직동, 남구는 대연·용호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1주일 만에 0.59~0.71% 오른 것은 ‘급등’ 수준이다.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이 한참 내릴 때도 1주간 하락폭은 0.05~0.15% 수준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매매가 상승은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격도 지난주 0.00%에서 이번주 0.05%로 상승 전환했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은 0.12%가 올랐으며 경남은 0.00%로 보합이었다. 특히 주목되는 곳은 경남이다. 경남은 2017년 3월 셋째 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38주(2년 7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부산 조정대상지역 완전 해제가 시장에 ‘추가 규제는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상승 분위기가 부산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해제 결정이 지방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되면서 인근의 울산, 경남 지역도 시장이 반등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들며 수도권 시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 의지를 내비친 점은 수도권 투자자들이 규제가 풀린 부산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아파트 시장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등에서 저평가됐고 상승 여력이 충분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 등 외지 투자자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부산 인기 아파트 단지를 찾아 ‘원정 투자’에 나섰고,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본 미분양 단지들을 찾아 물건을 주워 담기도 했다.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 오름세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 번 오른 아파트 가격이 하방경직성을 갖는다는 점을 들어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조직적인 투자자들이 자전거래를 통해 신고 실거래가를 올려 시세를 높인 뒤 매매하고 빠지는 시장 교란 행위도 곳곳에서 의심되는 만큼 추격 매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덕준·이대성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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