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이는 거냐" 청년들 분노 유발하는 주택공사 황당 광고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옥외광고물이 청년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2일 트위터 등 SNS와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택공사의 버스정류장 옥외광고물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 형식을 빌린 이 행복주택 홍보물은 "너는 좋겠다"는 A의 카톡으로 시작된다. B가 "뭐가?"라고 반문하자 A는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답한다.

이에 B는 "나는 니가 부럽다"고 말한다. A가 "왜?"라고 묻자 B는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말한다.

이 광고물은 "내가 당당할 수 있는 家! 행복주택.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 주택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 홍보물이지만 정작 이를 접한 청년층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주거지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에게 '부모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부럽다고 하는 것은 공감능력이 심히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광고물은 '금수저도 부러워하는 청년' 등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멕이는거 아니냐" "행복주택 이용하는 사람들도 멕이는 수준" "'너는 그런데나 살아야지' 같은 느낌이다" "광고 기획한 사람 해고해라" "광고 의도가 뭐냐" 등 공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고 제작자에 대해 비속어를 사용하며 분노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오후 이 광고물 사진을 공개하며 "광고 만든 XX랑 컴펌한 XX 전부 나와서 대X리 박아라"라고 거세게 분노했다. 이 트윗은 작성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1천3백회 가량 리트윗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이 광고를 본 이용자들도 "놀리는 거냐" "약올리는 건가" 등 유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 젊은 계층에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입주자 자금 사정에 따라 보증금, 월 임대료 조정도 가능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광고를 계기로 행복주택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공통적인 지적은 수천만원의 전세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월세 6만원이라고 홍보하지만 전세 2천만~4천만원을 껴야 그 정도"라고 지적하는 댓글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사회초년생들에게 신청을 받는 행복주택도 수천만원짜리 전세 보증금이 필요해서 부모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