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영감도 물갈이?…” 속셈 바쁜 전직 시의원·단체장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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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감(지역구 국회의원)도 혹시 컷오프?’

현역 컷오프 땐 유력 후보 부상

조정화·황보승희 등 전 시의원

박현욱·송숙희 전직 구청장들

지지기반 바탕 출마 ‘저울질’

현역과 친분, 선뜻 속내 못 밝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인적 쇄신을 내년 총선의 핵심 과제로 밝히면서 혹시나 불어올 ‘물갈이 바람’에 부산 전직 시의원과 단체장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역구에서 오랫동안 지지기반을 다져 온 전직 시의원과 단체장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 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부산 지역 3선 이상 의원들이 컷오프 대상으로 떠오른 상황인 만큼 ‘희망의 불씨’를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렇다고 현역 의원과 그간 얽힌 관계로 출마 의지를 적극 내비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한국당은 현역 33% 컷오프, 민주당은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엔 공천 심사·경선 때 감점하겠다는 선거룰을 정했다. 한국당보다 선거룰을 빠르게 정리 중인 민주당은 현재 후보자 검증에 나서며 선거 준비를 본격화했다.

전직 시의원과 단체장들의 '기대’(?)와 달리 인적 쇄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부산 현역 다선 의원들의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초선 국회의원들이 대다수인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비해 다선이 대부분인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긴장감이 특히 크다.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중·영도구), 김세연(금정구)의원을 제외하고도 선거법 개정에 따른 선거구 통합 등으로 추가 불출마 가능성은 물론, 현역 의원 평가를 통한 컷오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김세연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금정구의 경우 백종헌 전 시의원이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발 빠르게 표심을 다지고 있다. 조정화 전 시의원도 사하구갑 선거구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조 전 시의원은 “현재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며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사하구는 선거법 개정 여부와 내용에 따라 통폐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황보승희 전 시의원도 중·영도구 출마를 고민 중이다. 그는 부산행복연구원 산하 시민정치토론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젊은 지역의 지지층과 함께 기존 보수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모임을 꾸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 가산점 등에서 유리하지만, 중·영도구 당협위원장인 곽규택 위원장과의 관계 정리가 출마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현재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전직 시의원은 3~4명이 더 있다. 이들은 다선 현역 의원이 포진하고 있는 지역구에 있다. 출마를 고민 중인 한 전 시의원은 “모셨던 분의 불출마나 컷오프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를 대놓고 밝히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래도 혹시 컷오프가 된다면 바로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고 털어놨다.

지역에서 인지도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 전직 구청장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3선 수영구청장 출신의 박현욱 전 구청장이 올 4월 사무실을 내고 수영구의 3선 국회의원인 유재중 당협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재선 사상구청장을 지낸 송숙희 전 구청장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사상구 현역인 같은 한국당 소속 장제원 의원의 당내 입지와 인지도가 걸림돌이지만,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변수가 아직 많은 만큼 어느 정도 당내 상황이 정리되는 시점에 출마 의사가 있는 후보들의 최종 입후보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이들이 지역 기반이 튼실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인물들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중앙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다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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