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라임’ 타보니…비싸고 위험하고…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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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에 본격 출시된 공유 전동 킥보드가 안전 문제와 비싼 요금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관심을 모은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 지난달 부산에 본격 출시된 공유 전동 킥보드가 안전 문제와 비싼 요금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관심을 모은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

세계 최대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부산에서 본격 가동됐다. 전동 킥보드가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명소를 친환경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누빌 수 있는 이동 수단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보행자 사고 등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km 주행에 5700원 들어

같은 거리 택시보다 비싸

충돌 사고 등 안전문제 빈발

‘음주 라이딩’ 단속 필요

10일 전동 킥보드 업계에 따르면, 부산에는 세계 최대 공유 킥보드 업체인 ‘라임(Lime)’이 지난달 말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임’은 30개국 120개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독일업체 ‘윈드(WIND)’, 국내업체 ‘킥고잉’ 등도 부산에서 운영 중이다.

전동 킥보드는 전기 충전이 가능한 ‘전동기’를 단 이동수단으로 친환경적이고 재미도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전동 킥보드 공유업체들은 어디서나 탈 수 있고, 어디서나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일보〉 기자는 지난 6일 오후 6시께, ‘라임’을 이용해 봤다. 휴대전화에서 라임 앱을 켜자 기자 주변으로 주차된 킥보드의 위치가 떴다. 해운대구 좌동 기준 20여 대가 나왔다.

해당 킥보드에 가서 스마트폰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잠금을 해제한다. 기본요금 1300원에 1분당 180원. 기자는 킥보드를 2.5km 탔다. 24분간 5700원이 들었다.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택시 요금보다 조금 비싸다. 하지만 택시를 잡기 어렵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거리가 애매하다면 킥보드도 적합한 이동수단처럼 보인다.

특히 부산 관광명소 이동에 새로운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운대·광안리 등 해수욕장에선 많은 이가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동 킥보드가 증가하면서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킥보드가 지정된 도로가 아니라 인도에서 운행되면서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4년간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는 모두 530건이 발생했다. 2015년 14건에서 2018년 233건으로 3년 만에 17배가 늘었다. 이 중 운행 사고는 약 35%인 182건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동 휠 등은 자동차 도로에서만 운행 가능하며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는 불법이다. 그러나 킥보드 운행자가 인도와 도로를 넘나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음주 라이딩’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해운대구에 사는 최 모(33) 씨는 달맞이길을 산책하다 깜짝 놀랐다. 산책길 반대편에서 오는 전동 킥보드에 치일 뻔했기 때문이다. 킥보드 운행자들에게선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최 씨는 “이들이 지나가자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음주 라이딩에 대한 단속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도로교통공단 임창식 박사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개인용 헬멧을 가지고 다니는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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