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박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헌신적 선수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4일 낮 12시 30분께 점심 식사에 앞서 경남 통영에서 만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김홍주 전 통영중학교 감독이 악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두 사람은 한양대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김민진 기자 14일 낮 12시 30분께 점심 식사에 앞서 경남 통영에서 만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김홍주 전 통영중학교 감독이 악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두 사람은 한양대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김민진 기자

“대학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뛰던 후배였죠. 이렇게 대성하니 제가 더 뿌듯합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한양대학교 2년 선배인 김홍주(62) 전 통영중학교 감독은 후배 박항서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당시 미드필더로 뛰었다. 부지런하고 헌신적이었다. 특히 축구에 대한 열정, 감각이 남달랐다. 11명이 팀을 이루는 축구 경기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SEA)게임 금메달로 무려 60년 만에 베트남 축구의 한은 푼 박 감독이 금의환향한 14일, 김 전 감독도 현역 시절 동고동락한 대학 선후배와 함께 통영으로 마중 나왔다. 그 시절 고려대 소속으로 라이벌로 맞섰던 전인석(64) 전 국가대표도 먼 서울에서 통영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14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전지훈련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통영에 도착했다. 김민진 기자 14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전지훈련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통영에 도착했다. 김민진 기자

동계전지훈련을 위해 이날 오전 6시께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박 감독 일행은 9시 30분께 베이스캠프를 차린 통영에 도착했다. 늦은 아침 식사 후 숙소가 마련된 통영동원리조트로 이동, 여장을 푼 박 감독은 선수 컨디션 확인을 위한 개별 미팅을 진행했다.

이어 12시 30분, 점심 식사를 위해 선수들과 함께 오찬장으로 들어서던 박 감독은 먼저와 기다리던 김 감독 일행과 마주쳤다. “형님” 하며 반갑게 맞은 박 감독은 한 명, 한 명과 악수 하고 안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빠듯한 일정 탓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박 감독은 못내 아쉬운 듯,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오찬장으로 향했다. 김 전 감독은 “짧은 순간이지만 보고 나니 좋다. 자랑스럽다. 계속 건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금의환향한 박항서 감독을 만나러 한양대 선배들이 통영을 찾았다. 김민진 기자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금의환향한 박항서 감독을 만나러 한양대 선배들이 통영을 찾았다. 김민진 기자

도착 첫날 가벼운 트레이닝으로 여독을 푼 박 감독 일행은 15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목표는 내달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본선’이다. 다만 선수들이 큰 대회를 치르며 많이 지친 만큼 통영에선 회복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통영 전지훈련에는 모두 44명이 함께한다. 박 감독과 코치진·지원팀 13명, 선수 28명, 매니지먼트사 3명이다. 14일부터 20일까지 통영에서 훈련한 뒤 21일 마지막 친선경기를 치르고 부산으로 이동, 22일 출국하는 일정이다.

베트남 국민 영웅을 맞기 위해 동원리조트 측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체류 기간 중 박 감독은 1인실, 나머지 인원은 2인 1실을 사용한다. 특히 박 감독에게는 VIP용 스위트룸을 제공한다. 24평 크기로 방 2개에 거실이 있는 구조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지원시설도 확충했다. 최신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장을 비롯해 메디컬룸도 마련했다. 메디컬룸은 선수들의 부상 여부나 그날 컨디션에 따라 훈련 계획을 짜는 공간이다. 훈련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실도 있다.

먹거리에도 공을 들였다. 박 감독 등 한국인 스태프에게는 통영산 해물로 맛을 낸 해물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한식 위주의 식단을 짰다.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주식인 쌀국수와 분짜, 반쎄오(계란전) 등 8종의 베트남 요리를 뷔페식으로 제공한다. 식자재는 모두 베트남 현지에서 공수했다. 또 식음료 제휴사인 신세계푸드로부터 조리사 3명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리조트 관계자는 “자체 시식회도 진행하며 최대한 현지인 입맛에 맞도록 준비했다”면서 “머무는 동안 불편 없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14일 오전 9시 30분께 통영에 도착한 베트남 선수단이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동원리조트는 선수단을 위해 쌀국수 등 베트남 요리 8종을 준비했다. 김민진 기자 14일 오전 9시 30분께 통영에 도착한 베트남 선수단이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동원리조트는 선수단을 위해 쌀국수 등 베트남 요리 8종을 준비했다. 김민진 기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