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하고 떨어진 컨테이너 도로 위 날벼락에 심장도 ‘쿵’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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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남구 우암로에서 감만동 방면으로 향하던 대형 트럭이 커브길을 돌다 트럭 위에 실린 컨테이너 박스가 떨어져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 있다. 독자제공 16일 부산 남구 우암로에서 감만동 방면으로 향하던 대형 트럭이 커브길을 돌다 트럭 위에 실린 컨테이너 박스가 떨어져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 있다. 독자제공

주행 중인 트레일러에서 컨테이너가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을 끼고 있어 트레일러 운행이 잦은 부산에선 부주의한 컨테이너 낙하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 가능성도 높은 만큼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형트럭 컨테이너 추락사고

올 들어 부산서만 4건 발생

16일 우암로서도 아찔한 상황

잠금장치 고정 단속 강화해야

지난 16일 오전 8시 57분 남구 우암로에서 감만동 방면으로 향하던 트레일러에 실린 컨테이너가 떨어졌다. 컨테이너는 1차로에 떨어진 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2차로까지 미끄러졌다. 다행히 양방향 1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없었고 주변 차로를 달리는 차들이 재빠르게 피하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운전자 A 씨는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동시에 커다란 컨테이너가 눈앞으로 밀려왔다”며 “2차로로 달리다 황급히 3차로로 빠진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처리로 주변은 한동안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해운대구 장산3터널 인근에서도 컨테이너가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해운대 일대에 극심한 차량 정체를 유발했다. 당시 해운대 인근으로 운전하던 김 모 (33) 씨는 “광안대교에서 내려 신시가지까지 가는 데 50분이나 걸렸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조사 결과, 트레일러에 실린 컨테이너 추락 사고는 올해 부산에서만 4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3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주고가도로에서의 트레일러 충격 사고는 최근 3년간 10건이나 발생했다. 이들 사고 중에는 컨테이너가 고가도로에서 아래 도로로 떨어지는 위험한 사고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잭나이프 현상’, ‘잘못된 적재’, ‘컨테이너 고정 부실’을 동시에 지적하고 있다. 잭나이프 현상은 트레일러 운전석이 급정거할 때, 컨테이너가 실린 세미 트레일러가 관성에 의해 접히는 현상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잭나이프 현상이 발생할 때 컨테이너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으면 추락사고가 발생한다. 또 과적이나 무거운 화물을 컨테이너 위쪽에 쌓는 등의 잘못된 적재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잠금장치 고정을 허술하게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트레일러에는 컨테이너가 떨어지지 않도록 모서리 4곳에 잠금장치가 있다. 흔히 ‘트위스트 락’으로 불린다. 반드시 고정해야 하지만 운전자들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고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30년째 트레일러를 운행 중인 한 운전기사는 “모서리 4곳을 반드시 고정해야 하는데 5~6년 전만 해도 가까운 곳을 다닐 땐 하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빈번한 컨테이너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이 트레일러 잠금장치 고정 여부에 대해 보다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하이패스로 주행하는 차량은 ‘단속 사각지대’로 방치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톨게이트에서 단속해보면 하이패스로 주행하는 차량은 단속 자체가 안돼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트레일러 입출입이 잦은 부산항 신항과 북항 주변에서 ‘불시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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