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교회, 폐쇄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1시간 30분간 예배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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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 몰리는 예배 행사도 많아
신도들 밀접접촉, 감염 확산 취약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의 ‘슈퍼 진원지’가 된 배경은 독특한 예배 방식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도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따닥따닥 붙어 앉아 예배하다 보니 신체 접촉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수천 명이 밀집하는 예배 행사도 많아, 감염병 확산에 유독 취약하다는 것이다.


20일 신천지교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천지교회 신도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예배를 한다. 신도들 사이의 좌우 거리는 너비 20cm 크기의 작은 가방 하나를 놓을 정도이다. 노약자 등 일부 신자만 의자에 앉아서 예배를 할 수 있다. 이 상태로 1시간 30분 동안 예배가 진행된다.

이처럼 신도들 사이 거리가 좁다 보니, 코로나19 환자의 침이나 생활공간에 흩어진 타액이 주변 신도들의 입이나 코, 눈 등으로 직접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직접적 전파는 보통 2m 이내 거리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신천지교회 예배는 일반적으로 폐쇄된 공간에서 대규모로 이뤄진다. 실제로 부산에 있는 한 신천지교회의 일요일 예배는 한 번에 1200명을 수용하는 대강당에서 하루 3차례 열린다. 많은 인원이 특정 공간에 밀집하다 보니, 신자들 중 코로나19 환자 1~2명만 있어도 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평소에는 신자가 많이 몰려 하루 3회 하던 예배를 4회로 늘려야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는 신천지교회 신도가 1만 5500명 정도이다. 신천지교회는 신자들 중 최근 2주 이내 대구지역 신천지교회를 방문한 신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신도에 대해 까다로운 인증 방식을 이용하고 있어, 신도들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도들은 입구에 들어갈 땐 개인 식별 카드를 찍고 들어가며, 예배를 마친 후에는 개인 휴대폰 QR코드를 통해 예배 인증을 해야 한다.

신천지교회 관계자는 “예배할 때 사람이 많이 몰리지만, 충분히 간격을 띄우고 앉는다”면서 “자발적으로 성경을 공부하러 온 사람들인데 불편하도록 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부산 교회 2곳을 포함해 총 11곳의 신천지교회가 있다. 이곳 모두 지난 19일 잠정 폐쇄 이후 자체 방역 작업을 마쳤다.

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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