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에 관심 갖는 부산 시민 더 많아졌으면…"

정대현 기자 jhyun@busan.com ,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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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부산시조시인협회 신임 회장

“금수현의 ‘그네’, 이은상의 ‘가고파’, 이병기의 ‘별’은 원래 시조인데 다들 가곡의 가사로만 생각하죠. 우리 고유의 문학 장르인 시조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현숙 부산시조시인협회 신임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1985년 창립한 부산시조시인협회 회원은 현재 140여 명에 이른다. 부산시조시인협회는 부산 문단에서 화합과 소통이 매우 잘 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부산 주제 작품 등 협회 잡지 수록

성인·학생 위한 '시조 백일장' 개최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많은 지지를"

경남 김해 출생인 정 회장은 1990년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부산에서 20년간 교사로도 근무한 그는 부산시조시인협회 사무차장, 부산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시조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소개했다. 협회는 올해 5월 16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거학초등학교에서 초·중·고등부와 대학일반부 등 총 300여 명이 참여하는 제36회 전국 시조백일장을 연다. 일반인들의 시조 창작 기회 제공을 위해 지난해 시작한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부산시조창작교실을 올해도 개최한다.

“협회의 반년간지 〈부산시조〉에 회원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인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학교 특별활동에서 시조 교실을 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쓰는 동시조와 시조가 각각 노래와 가곡으로 불리고, 교과서에서 시조 소개 비중을 늘린다면 시조 저변이 확대될 것입니다.”

그는 올 상반기에 나오는 〈부산시조〉(통권 제47호)에는 우리가 사는 고장을 주제로 한 작품과 해양시조 특집을 실어 시조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정 회장은 회원 단합의 장도 준비 중이다. 오는 3월 21일 통도사 서운암에서 열리는 ‘화전시회(花煎詩會)’가 대표적인 행사다. 통도사 성파 스님의 지원으로 30년 넘게 이어져 오는 이 행사에서는 부산·울산·경남 시조 시인들이 화전놀이, 시 창작과 낭송, 퍼포먼스 등을 펼치며 화합을 다진다. 부산시조 하계 세미나도 회원들의 단합에 소중한 시간이다. 시조를 주제로 한 연극, 합동평가회, 강의와 창작활동 등 울림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정 회장이 보는 시조의 매력. “3장 6구 45자 내외의 짧은 글 속에 많은 사상과 생각, 시인의 서정이 녹아 있어요. 정형성 안에서 절제된 호흡, 인내의 힘, 함축되고 명징한 이미지, 종장에서의 반전 매력에 늘 빠집니다.”

정 회장은 2년 전 국제시조협회를 따라서 일본의 하이쿠 전문 도서관을 방문했다. 노인, 주부, 어린이들이 그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하이쿠를 짓고 있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일본의 고유 장르인 하이쿠의 저변 확대와 세계화 노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조 세계화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시조협회와 연계해 시조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정대현 기자 jhyun@busan.com ,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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