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오르면 수그러들까?…전문가가 답하는 '코로나19' 궁금증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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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단계 지역감염 양상… 향후 2~3주가 최대 고비”

24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줄지어 선 시민들에게 보건소 관계자가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24일 오전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줄지어 선 시민들에게 보건소 관계자가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대유행(팬데믹)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SNS상에는 ‘봄에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가 수그러들 것’ ‘공기와 분변을 통해 전파되므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 안 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불안감을 확산하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궁금점을 알아본다.


공기전파 가능성 배제 못 해

‘헤어드라이기 효과’ 가짜뉴스

바이러스는 열에 큰 영향 안 받아

기온 오른다고 수그러들진 않아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 금물


■대규모 지역 감염, 언제까지

코로나19는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을 막는 1단계를 넘어 해외 여행력, 확진자 접촉 등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감염이 이뤄지는 2단계 지역사회 감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동식 동아대 교수(감염내과)는 “코로나19는 끝이 어딘지 단정하기 힘든 상황으로 당분간은 방역 활동에 전념하더라도 확진자가 어느 정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2~3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확진자들이 하루빨리 최고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을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맞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이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외출을 자제하고, 일반 감기약을 먹으면서 4~5일 경과를 관찰하는 의학계의 대국민 권고를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만큼 방역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 오르면 수그러들까

24일 SNS상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해 옷, 마스크 등을 샤워하면 모두 죽는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또 봄으로 접어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19가 주춤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 또한 많이 나오고 있다. 2003년 11월부터 유행한 사스가 이듬해 7월에 종식됐다는 사실도 근거로 제시된다.

정동식 교수는 이에 대해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니기 때문에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 같은 논의 자체가 방역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열대국가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유럽이나 북미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모 대학 총장을 사칭한 헤어드라이어 게시글은 가짜뉴스로 드러나 게시자가 사법처리를 받게 됐다.


■공기를 통해서도 전파되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높은 이유는 바이러스가 비말(침방울)이 아닌 에어로졸(공기)과 분변으로도 전파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은 중국 연구팀에 의해 이미 제기됐고, 독일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었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발생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공기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증상 감염에 대해서는 경미해 증상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전파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질본은 코로나19 유행과 관련된 사례들에 대해 다각적 분석이 이뤄진 후에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분변을 통한 감염은 일반적인 접촉 감염과 다를 게 없어 손 씻기 생활화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마스크 재사용하면 안 될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스크 가격이 크게 오르고,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면서 기존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에 마스크를 넣고 돌리면 소독 효과가 있다.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리거나 햇볕과 바람에 말린 뒤 재사용해도 된다’ 등과 같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친다.

결론적으로 일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면 안 된다. 열이나 알코올 때문에 마스크 필터 구조가 망가질 가능성이 크고, 표면의 정전기가 사라져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일 “일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면 안 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마스크는 축축해지는 즉시 새것으로 교체하고, 일회용은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밝혔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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