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손자들 안전한 집 꿈꾸는 순이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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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가명·77) 할머니 가족은 딸과 외손자 둘, 친손자 하나, 이렇게 다섯 명입니다. 손자들을 볼 때마다 언제 이렇게 컸나 미소를 짓다가도 다섯 식구 걱정에다 어디 있는지 모르는 아들까지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아들은 돈을 벌어서 금방 돌아오겠다며 5개월 된 손자를 남기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얼굴을 못 봐도 가끔 잘 있다고 연락을 주더니 2년 전부터는 그마저도 끊겨 감감무소식입니다.

5개월 손자 두고 사라진 아들
미혼모 딸은 아이 둘과 투병 중
다섯 식구에겐 열악한 단칸방

미혼모인 몸으로 아이 둘을 낳은 딸은 혼자 버티기 힘들어 순이 할머니를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딸은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순이 할머니는 최근 허리 수술 후유증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잘 넘어집니다. 그러다 인대를 다쳐 잘 움직이기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손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견뎌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섯 가족이 함께 사는 단칸방이 더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비가 새고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지는 몇 년 되었습니다. 점점 더 갈라지는 벽을 보면서 손자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덜컥 겁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집 밖 재래식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방 안에서 이동식 좌변기를 쓰는 모습도 안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난방이 되지 않는 방은 춥고 곰팡이가 피어 냄새가 가시지 않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손자들이 갈라지는 벽 아래에서 웅크려 자는 걸 보고 있으면 도통 잠을 청하기가 힘듭니다.

순이 할머니는 더이상 여기에 손자들을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이사를 생각해보지만 모아놓은 돈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전세나 임대 아파트를 아무리 알아봐도 보증금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포기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동주민센터에서 집수리 지원을 받아도 그때뿐, 집의 상태는 여전히 위태위태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딸과 무럭무럭 자라는 손자들이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지낼 수 있다면, 그래서 손자들이 어른이 됐을 때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이 할머니의 이 소박한 바람은 밤하늘의 별처럼 닿을 수 없는 꿈인 걸까요.

낡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다섯 식구는 오늘도 상처받은 서로를 보듬고 끌어안으며 하루를 살아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 가족에게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부산진구 전포2동주민센터 구달희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에서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클릭

△지난 24일 자 명호 씨 후원자 70명 228만42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2615명 공감 클릭 261만5000원)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뱅킹 ‘썸뱅크’로 더욱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문의 1800-0500(금융센터)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7일 자 유정 씨 사연

지난 17일 자 유정 씨 사연에 후원자 56명이 337만 6260원을, BNK 부산은행의 특별후원으로 1992명이 공감 클릭을 통해 199만 2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유정 씨가 지낼 곳을 마련하고 필요한 물품을 사고, 간경화를 치료하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유정 씨는 외롭고 막막하기만 했던 인생이었는데 그동안 힘들어했던 것을 보상받는 것 같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발판 삼아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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