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엄마 마음으로 연기해 진심의 힘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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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걸 알게 해 준 작품이에요. ‘진짜’ 엄마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배우 김태희(40)가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와 함께한 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이 작품은 김태희가 결혼과 출산 이후 5년 만에 선택한 브라운관 복귀작이자 데뷔 20년 차에 선보인 새로운 도전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서면으로 만난 김태희는 “아이가 생긴 뒤 만난 첫 드라마라 신나게 연기했다. 연기가 그리울 때 오랜만에 만난 작품”이라고 말했다.

결혼·출산 후 5년 만의 복귀작
“아름다운 동화 한 편 꿈꾼 듯”
“엄마되고 난 뒤라 공감 더해”

‘하이바이, 마마!’에서 첫 엄마 연기에 도전한 김태희. tvN 제공

김태희는 이 작품에서 첫 엄마 연기에 나섰다. 극 중 연기한 차유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49일간 잠시 인간 세상으로 환생해 가족 곁에 머무는 인물. 김태희는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며 “이번 작품 연기를 하면서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깊이 성찰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두 아이의 엄마인 김태희는 극 중 절절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그는 “모성애와 가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중점에 두고 연기했다”고 했다. 엄마가 된 뒤 도전한 작품이라 캐릭터의 감정에 더욱 이입해 연기할 수 있었단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감정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많은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다는 걸요. 저도 엄마이다 보니, 인물의 모성애에 금방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됐어요.”

그렇다면 실제 ‘엄마 김태희’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서툴지만 의욕과 사랑이 넘치는 ‘초보 엄마’라고 말한다. 김태희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 노력한다”며 “이번 작품을 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집안일과 육아를 잠시 맡겨 놨는데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가족과 사랑,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 작품을 한 덕분에 느낀 점도 많다고. 극 중 ‘어떤 고난 속에서도 아직 내가 무언가를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고 있다는 사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죽고 나서야 알았다’는 대사를 들며 “앞으로 힘든 순간에 곱씹으며 힘을 얻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재미난 에피소드도 곁들인다. 밝은 모습과 절절한 감정을 함께 풀어내야 했던 탓에 극과 극의 모습을 한 번에 선보일 때가 있었다고. 김태희는 “첫 회에서 눈 내리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하늘을 향해 원망을 쏟아 내고 울부짖다가 마지막에 욕까지 하는 장면이 있다”며 “슬픔과 분노 속에 오열하는 장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목이 쉴 정도로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바로 촬영한 장면이 눈을 맞으면서 신나게 뛰어다닌 장면이다”면서 “300여 명의 보조출연자분들과 같은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조금 전까지 오열하다가 갑자기 기뻐서 날뛰는 내 모습을 보고 진짜 미친 사람 보듯 하는 게 느껴졌다. 정말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만난 작품이라 더욱더 애틋한 시간이었다는 김태희는 “앞으로도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연기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연기의 끈도 놓지 않을 거예요.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작품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수 있게 기도하고 있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만큼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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