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해외여행 대신 ‘명품 구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신세계 백화점이 5월 황금연휴 직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행용 캐리어 등 해외여행 관련 상품 대신 명품백과 국내 여행을 위한 ‘나들이 룩’ 구매가 높았다. 신세계 백화점 제공

올해 5월 연휴를 앞두고 소비지도가 바뀌었다.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부터 어린이날인 5월 5일까지 이어진 올해 유일한 황금연휴를 앞두고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의 쇼핑백은 예년과 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연휴 직전 열흘간 실적을 살펴본 결과 올해와 비슷한 황금연휴가 있었던 2017년과 상반된 매출 추이를 보였다고 3일 밝혔다. 2017년에는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며 여행 가방과 수영복이 인기가 많았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연휴를 위해 준비한 여윳돈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관련 장르는 지난해보다 27% 신장했다.

넥타이·스카프·시계 등 인기
‘나들이 룩’ 아웃도어도 불티
여행 가방·수영복 매출 감소

코로나19 창궐로 생산라인이 스톱되다시피 한 이탈리아 지역 명품의 경우 갑자기 늘어난 명품 소비로 인해 수급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백화점 명품 담당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급증한 수요로 인해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데다 유럽 현지 생산 사정까지 좋지 않다 보니 앞으로 수급에 큰 애로를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가정의 달 명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가치소비가 트렌드가 되면서 부모님과 가족, 지인들에게 좋은 선물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명품 온라인 커머스 머스트잇이 최근 3년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4~5월 가정의 달 시즌에 선물로 적합한 아이템의 구매가 꾸준히 늘었다. 넥타이·벨트·손수건·스카프·시계·지갑·키링 등 주요 아이템의 구매는 2017년 대비 2018년 32% 늘었고 2019년에는 61% 증가했다. 주로 백화점에서 소비되던 명품 제품들이 온라인에서도 정품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소비 패턴이 바뀐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높은 퀄리티가 보장되는 명품의 특성상 한번 구매하면 오래 쓰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휴를 맞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쇼핑 트렌드도 바뀌었다. 올해 집 꾸미기 관련 품목이 지난해보다 15% 신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나들이 룩으로 꼽히는 아웃도어도 잘 팔렸다. 해외 하늘길이 막히자 국내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장르 실적을 이끈 것이다. 2017년에 전년 대비 7.4%였던 아웃도어 신장률은 올해 14.6%로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연휴 이후에도 5월 내내 나들이 관련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점포별로 관련 장르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이성환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이번 황금연휴에는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이 각광받으며 아웃도어 등 근교 나들이 관련 상품과 명품·집콕 관련 상품들이 호조를 보였다”면서 “5~6월에도 가족단위 나들이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아웃도어·캠핑용품 제안전을 통해 고객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