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도 못해·사망 99% 확신” 태영호·지성호에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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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지성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건강 이상설’을 주장한 미래통합당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향한 비판이 커지는 분위기다. 탈북자 출신인 두 사람이 북한전문가로서 주장과 전망을 내놓던 때와 달리 이제는 여의도에 입성한 ‘공인’ 신분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받는 모습이다.

특히 여권에서는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며 공세를 펴는 모습이다. 다만 야권 일부에서는 두 사람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건강 상태에 대해 “일어서서 걷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지 당선인은 지난 1일 한 국내언론 인터뷰에서 “사망했다고 99% 확신한다”고 예상했다.

김두관 “통합당서 처리 결정을”
공인으로 ‘신중한 접근’ 지적
통합당 일부 “추측도 못 하나”

더불어민주당은 김두관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이 국회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또다시 어떤 가짜뉴스로 국가를 혼란에 빠뜨릴지 모른다”며 “통합당은 두 당선인에 대한 처리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도 5·18 망언처럼 유야무야 처리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한 데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아무 말 대잔치는 이제 그만 하시길”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자매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김홍걸 당선인은 “여당의 입장에선 재기불가능의 야당을 둔 것이 행운일지 모르나 국민의 입장에선 재앙”이라고 두 사람과 함께 통합당의 태도를 비난했다. 민생당 이연기 대변인도 “탈북 의원들의 경솔한 언급은 남북관계에 불필요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주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4·15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두 당선인은 정보와 자료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공인으로 입장을 낼 때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제한적이어야 하는데 확언하는 건 분명 잘못된 태도”라고 했다.

반면 통합당 전직 의원들은 이들을 방어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고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무오류, 살아 있는 신이라 자처하는 자의 20일 동안 잠적 사건에 대해 의혹을 가지지 않은 자가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추측도 하지 못하느냐. 분명 정황은 의심스러웠다”며 “두 당선자는 잘못한 것 없다”고 했다. 이들과 별개로 통합당에서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와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 외에 이날까지 자당 소속인 두 당선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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