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우선 등교’ 학부모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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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선택권’ 국민청원 등장 교사 대부분 “정부 결정 존중”

4일 정부의 등교수업 재개 발표 이후 5일까지 각종 사이트와 SNS 등에는 등교에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교사들은 대체로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이었다.

정부의 등교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 중에는 초등 저학년의 학부모가 많았다. 4일과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 저학년의 5월 등교를 다시 생각해 봐 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대부분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운 저학년이 고학년보다 빨리 학교에 가는 것은 감염병을 오히려 더 확산시킬 것이라며 정부 결정이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맘카페 등에는 “초등 1~2학년, 진짜 학교 보내실 건가요” 등의 글이 올라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교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한 초등학교 교사는 “몇몇 학부모로부터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등교 찬성 의견도 많았다. 다른 맘카페에는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경우 형제자매만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학년이 먼저 등교개학을 해 학교에 가면 저학년 동생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의 불가피한 결정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3, 4학년 자녀를 둔 부산 수영구의 김 모(42) 씨는 “주변에 보면 학원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악착같이 보내면서 등교는 무조건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두 달 넘게 이어진 등교 연기로 어른도, 아이도 너무 지친 상태이고 아이들도 너무 학교에 가고 싶어 해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중에는 등교에 적극 찬성하는 이들이 많았다. 고2 자녀를 둔 박 모(47) 씨는 “이때가 격차를 벌릴 기회라며 학원에 과외에 각종 사교육으로 하루를 채우는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며 박탈감을 느꼈다”면서 “오죽했으면 맞벌이·저소득층은 등교 찬성, 외벌이·고소득층 등교 반대라는 얘기들이 공식처럼 나왔겠느냐”고 씁쓸해했다. 고3 자녀를 둔 최 모(44) 씨는 “하루빨리 등교해 아이가 수시든 정시든 방향을 잡고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바빠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교의 자의적 판단에 맡길 경우, 민원 부담만 가중될 수 있으므로 학교 현장이 수업과 학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빈틈 없는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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