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13년 만에 전체 준공… 관광 시설은 아직 ‘감감’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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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엘시티가 마침내 전체 준공승인을 받았지만 워터파크 개장 불발과 스타필드시티 입주 무산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 엘시티가 마침내 전체 준공승인을 받았지만 워터파크 개장 불발과 스타필드시티 입주 무산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일보DB

해운대 최고층 주상복합 건물인 엘시티가 착공 4년 6개월 만에 전체 준공 승인을 받았다. 총 사업비가 3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의 하드웨어가 모두 완성된 셈이다. 각종 특혜 논란과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해운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당초 목표대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향후 운영에 관심이 쏠린다.


2007년 착수 부산 ‘랜드마크’

특혜 등 논란 딛고 사업 완료

아파트·레지던스 80% 입주


코로나19 여파 핵심 사업 난항

워터파크·쇼핑몰 개장 무산

‘체류형 관광지’ 역할 우려 제기




■사업 시작 13년 만에 전체 준공

7일 엘시티PFV와 지역 관광·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엘시티는 지난달 말 해운대구청으로부터 건물 전체에 대한 준공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9일 101층 랜드마크 타워동과 85층 아파트 2개 동, 이들 건물을 6층 높이로 연결하는 상가동 등 4개 건물에 대해 부분 준공 승인을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이는 엘시티가 6월까지 준공 예정이었던 관광과 콘셉트 시설을 완공했고, 엘시티 진입로 역할을 하는 달맞이 62번 길 확장 역시 부지 매입 등 민원이 해결되면서 공사에 들어감에 따라 주변 인프라 개발도 무리 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엘시티는 2015년 10월 건축공사를 시작한 이래 4년 6개월 만에 전체 준공 승인이 났다. 해운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에 따라 2007년 민간공모사업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3년 만이다.

엘시티 아파트와 레지던스는 올해 1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 80% 이상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엘시티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 역시 프로젝트 종료에 따라 올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청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워터파크 등 시작부터 난관

앞으로의 관건은 엘시티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관광·콘셉트 시설이 향후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친 모양새다.

당초 6월 오픈 예정으로 포디움(상업시설) 4~6층에 들어서는 ‘도심형 실내외 워터파크’는 올해 개장이 사실상 불발됐다. 엘시티PFV 측은 앵커시설인 워터파크를 직영하는 대신 매각키로 결정하고, 현재 업체 3곳과 협상을 타진 중이다. 구체적인 매각 대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터파크 건설에 1200억 원 가량이 투입된 걸로 추산되고 있다.

엘시티 관계자는 “워터파크 시설 가동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유럽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유럽의 기술진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 올 여름 오픈은 어렵게 됐다”며 “워터파크 인수 업체가 인력 채용과 전산시스템 구축 등 운영 준비를 마치고 개장에 들어가려면 내년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랜드마크타워 98~100층 전망대 역시 코로나 사태 진정세를 봐서 오픈하겠다는 운영사 방침에 따라 6월 개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변과 도시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이 전망대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담긴 콘텐츠와 시설을 통해 한류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적극 활용하는 등 부산 방문 관광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포디움 1~3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시티 역시 사실상 입점이 무산됐다. 지역 부동산과 유통업계에서는 엘시티 측이 대안으로 국내 대기업 계열 백화점의 프리미엄 식품관을 입점시키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엘시티PFV 측은 “공식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엘시티PFV는 그간 상가 분양 방식을 놓고 주요 주주 간에 갈등이 빚어져 왔는데, 통매각 대신 개별분양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부산의 대표 관광명소인 해운대해수욕장은 여름 휴가 특수에 의존하는 실정인 데다 내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 추세를 보이는 등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대를 중심으로 부산 관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관광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신규 상품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고, 그만큼 관광객 유치의 새로운 전진기지로서 엘시티에 대한 기대감도 클 수 밖에 없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개별분양으로 가게 되면 상가 시설 전체의 정체성과 함께 ‘관광도시 부산의 랜드마크’라는 엘시티의 상징성도 퇴색되는 만큼 관광객 유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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