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타임 놓친 부산 산폐물 대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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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산업폐기물 대란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길어야 3년 안에 지역 내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다 찰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는 데 최소 6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골든 타임’을 놓친 셈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기업 경쟁력 하락, 기업들의 부산 기피 현상 등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부산시의회 고대영 시의원은 11일 5분 발언을 통해 “부산지역 기업들의 산업폐기물 처리 비용이 2년 만에 3배 이상 급등했고 향후 2년 이내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용량이 완전 포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산시의 시급한 대책을 요구했다.

3년 내 산업폐기물 매립장 포화
새 매립장 건립에 최소 6년 소요
가동·설립 예정 산단 ‘총 42개’

운영 중 시설 부산그린파워 유일
비싼 비용 ‘원정 처리’해야 할 판

그동안 부산시 관내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서부산권에 부산그린파워(강서구), 동부산권에 NC부산(기장군) 등 2곳이 매립허가를 얻어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2019년 NC부산은 허가용량을 모두 채워 사업이 종료됐다. 현재 부산시 권역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부산그린파워가 유일하다.

고 의원에 따르면 부산시는 현재 가동 중인 산업단지가 23개, 승인조성 중인 산업단지가 12개, 조성계획 중인 산업단지 7개 등 총 42개의 산업단지에 총 면적은 5274만㎡ 규모다. 현재 유일한 매립장인 부산그린파워의 잔여매립량은 112만t 수준. 지금 운영 중인 23개의 산업단지에서 발생되는 산업폐기물이 연간 39만t 수준이므로 현 상태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3년이면 용량을 모두 채운다. 업계에서는 지금 조성 중인 단지가 완공돼 배출량이 늘어난다면 1년 6개월이면 매립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부산그린파워가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기간은 2024년 하반기까지. 이 때문에 2016년 44만t까지 매립하던 부산그린파워도 최근에는 매립량을 20만~25만t으로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부산그린파워의 관내 처리량은 36%에 불과하다. 가급적이면 부피가 적고 처리비용이 많은 폐기물을 받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부산지역 폐기물만 받을 이유도 없다는 뜻이다.

이는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곧장 이어진다. NC부산이 사업을 종료한 뒤 동부산권 기업들은 폐기물처리 비용 부담이 훨씬 더 커졌다.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t당 10만 원 이내로 처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20만 원도 넘게 든다”며 “경주, 대구는 물론 급할 경우 대전까지 폐기물 처리 원정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부산에 다른 산업단지가 완공될 경우 이러한 위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산업단지 조성 완료 시 폐기물의 발생량은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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