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영국, 코로나19 팬데믹 새 진원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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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호사의 날’이었던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토르 베르가타 병원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피암마 플라비아 파올루치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애쓰고 있는 간호사 등 의료진들을 응원하기 위해 공연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미국에 이어 러시아와 영국으로 번지고 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34만 명을 넘었으며, 그중 1위는 확진자 140만 명을 넘은 미국이다. 이어 스페인이 26만 9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영국이 각각 누적 확진자 수 23만 2000명대, 22만 6000명대로 크게 늘어 이탈리아(22만 1000명대)보다 많은 3·4위로 집계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보건당국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일째 1만 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확진자 수가 스페인보다 많아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까지 불어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가디언 “영국 사망 4만 명 넘어”
정부 공식 통계와 수천 명 차이
사망자 수, 미국 다음으로 많아
러시아도 감염자 폭발적 증가
치명률 0.9%에 의혹의 시선
서방 매체, 통계 조작 가능성 제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2116명으로 세계 18위다. 러시아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14명으로, 전 세계 평균인 37명의 절반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로 계산되는 치명률로 보면 러시아는 0.9%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프랑스(15%), 이탈리아(13.9%), 스페인(9.9%) 등은 물론 유럽에서 코로나19 대응 모범 국가로 평가받는 독일(4.4%)이나 세계적 모범 국가인 한국(2.4%)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 이처럼 누적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사망률(치명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서방 언론매체들이 러시아 정부의 고의적 통계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조작은 있을 수 없다면서 조기 진단검사로 감염자들을 초기에 치료한 데 따른 성과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11일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시 정부가 공개한 4월 코로나19 사망자 통계 자료를 인용해 당국이 감염증 사망자를 과소 집계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8일 모스크바시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4월 관내 사망자는 지난 5년간의 4월 사망자 평균치보다 약 1700명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스크바시가 발표한 4월 코로나19 사망자는 658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코로나19 외에 별다른 사망자 급증 요인이 없는 가운데 올해 4월 사망자가 평년치보다 매우 증가했음에도 모스크바시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당국이 감염증과 연관된 사망자를 공식 집계에 모두 반영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서 러시아의 코로나 치명률은 실제로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이미 4만 명을 넘어섰다는 추정이 나왔다. 유럽 최초이자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12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이 지난 9일까지 집계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모두 3만 5044명으로 나타났다.

앞서 영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 9일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3만 1586명이었다. 통계청 기준 사망자가 정부가 매일 집계해 발표하는 공식 사망자 숫자에 비해 3000명 이상 많은데, 이는 집계 기준 차이에서 비롯된다.

통계청은 사망진단서에 코로나19가 기재된 이는 모두 코로나19 사망자로 분류하는데, 이들 중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외에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반면 영국 정부가 매일 발표하는 코로나19 사망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만 집계한다.

가디언은 통계청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사망자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지역 최신 수치를 더하고,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병원 등의 추가 사망자를 포함하면 이날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만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선 것은 유럽에서 영국이 유일하며, 사망자 8만 명이 넘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로이터 통신은 이처럼 많은 사망자 규모가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들은 존슨 총리 내각이 코로나19 봉쇄조치를 너무 늦게 도입했고, 대규모 검사나 개인보호장비(PPE) 확충에도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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