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다녀온 부산 20대에 부친·1살 조카도 감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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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

부산 사하구의 한 공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3일 오후 다중이용시설인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역사에서 사하구청 방역단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경남의 3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2차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집단감염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국적으로 익명검사를 확대하고 조기 진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체제 재검토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139번 확진자 A(27세 남성·사하구) 씨의 아버지(61세·북구)와 조카(1세·남구)가 추가로 확진됐다. 경남 거제에서도 A 씨와 접촉한 친구(28세 남성)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이달 2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3일 부산으로 돌아와 4~5일 북구의 부모 집에서 가족들과 접촉했고, 5일 거제 확진자를 포함한 친구 2명과 부산에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사는 친구 등 2차 감염 잇따라
확진자 119명 중 2차 감염 43명
부산 확진자 2명 접촉자 35명
방역당국 “클럽 외 조사 대상 확대”

부산의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클럽 방문 2명, 접촉자 2명으로 4명이 됐다. 부산에서 4월 24일부터 5월 6일 사이 이태원 일대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용인 66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17명을 포함해 모두 236명, 부산의 관련 확진자 2명의 접촉자는 35명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일대 클럽 방문자 236명 중 234명, 접촉자 35명 중 29명이 검사를 완료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각각 121명, 4명이다. 부산시는 음성이 나오더라도 14일 동안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로 관리할 계획이다.

13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의 관련 확진자는 119명이다. 서울이 69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23명, 인천 15명, 충북 5명, 부산 4명, 전북·경남·제주가 각각 1명으로 발생 지역도 연일 추가되고 있다. 감염경로별로는 이태원 클럽 등 방문자가 76명, 이들로 인한 2차 감염자가 43명이다.

연령별로는 19세 이하가 11명으로, 인천에서 클럽 방문자인 학원 강사에게 감염된 학생들이 포함됐다. 또 20대가 7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23명으로 뒤를 잇는다. 60대 이상 3명은 모두 클럽 방문자의 접촉자다.

방역당국은 2명이 첫 증상이 나타난 이달 2일을 기준으로 14일 잠복기를 고려해 이번 주까지는 클럽 노출자를 빠르게 추적해 조기진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가 확보한 명부상 방문자 5517명 중 유선으로 2400여 명을 확인했고, 카드결제 내역을 통해 1800여 명을 조치하고 있다. 통신사 기지국 정보로 1만여 명을 확보해 문자 안내도 계속하고 있다. 관련 검사는 2만 2000여 건이 진행됐다.

그러나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5개 클럽 외에도 다른 감염원 또는 노출 장소가 속속 나타나면서 조사 대상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9개 정도 장소와 서대문구와 홍대의 주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감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속도전’의 배경이다. 정 본부장은 “1세 어린이부터 84세 어르신까지 2차 접촉자가 발생했고, 특히 부모, 조부, 조카, 형제 등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가장 먼저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자발적인 신고와 검사를 재차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대외활동이 많은 젊은 층이 감염돼 가까운 약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기는 상황을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라는 말로 요약했다. 정 본부장은 “‘나는 아직 젊고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 ‘편견 때문에 불안하고 격리될까 두렵다’는 생각으로 아직 진단검사를 망설이는 분이 계실 것”이라면서 “가까운 사람과 공동체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책임 있는 국민으로서 검사에 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아직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릴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아직 하루 신규 확진자 30명 내외로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확산 상황, 감염 전파 상황 등을 좀 더 관찰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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