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드라마’ 롯데의 공신은 체질 개선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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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린 민병헌이 14일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작렬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o@

‘공격이 강한 팀은 팬들을 모으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트로피를 얻는다.’

6차례 NBA(미국 프로농구) 우승 반지를 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이지만, 종목을 막론하고 구기 종목에 통하는 금언이다. 수비력이 약한 팀이 강팀이 되긴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수비에서 총 114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10개 구단 중 최다 실책을 기록한 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물론 팀 성적도 꼴찌였다.

작년 실책 114개로 꼴찌 오명
올 2개 10개 구단 중 최소 기록
공동 1위 달리는 등 성적도 상승

포수 정보근, 도루 저지 탁월
유격수 마차도, 수비 명불허전
2루수 안치홍·중견수 민병헌
센터라인 리그 최강 평가 받아

스토브리그에서 성민규 단장은 수비력 좋은 선수를 영입했고, 허문회 감독은 수비력에 방점을 두고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

그 결과 올 시즌 롯데의 수비가 달라졌다. 7경기를 치른 롯데는 13일까지 2개의 실책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가장 실책이 적다.

덩달아 팀 성적도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9개로 실책이 가장 많은 삼성 라이온즈와 8개의 실책을 기록한 kt 위즈의 성적은 각각 7위와 9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롯데의 수비력 향상 비결은 주전 센터라인의 활약에 있다. 포수 정보근, 유격수 마차도, 2루수 안치홍, 중견수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현재까지는 리그 최강이다.

특히, 정보근은 올 시즌 롯데 포수진을 환골탈태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수비력을 보여 주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타율 1할에도 못 미치는 정보근을 계속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포구 능력과 블로킹이 좋아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보근은 도루 저지 능력도 탁월하다. 정보근은 지금까지 4차례나 상대팀의 도루를 저지하며 공격의 맥을 끊었다. 지난 12일 두산과의 경기는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정보근의 수비능력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선발 출전한 정보근은 1회 3루로 내달리는 오재일을 저격하며 두산의 흐름을 끊었다. 3회 초 무사 1루에서 박세혁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5회 무사 1루에서는 송승준의 폭투를 몸으로 막아낸 뒤 2루로 뛰던 주자 김재호를 잡아냈다. 정보근은 13일에도 7-8로 역전을 허용한 뒤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도루를 잡아냈다.

유격수 마차도의 수비력은 명불허전이다. 넓은 범위와 안정된 포구,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은 구단이 마차도에 걸었던 기대가 정확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기대치를 뛰어넘는 타격 실력은 롯데를 상승세로 견인하고 있다.

지난 시즌 몸집을 키우는 바람에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은 2루수 안치홍은 1개의 실책을 기록하긴 했으나, 올 시즌 훨씬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감량을 통해 순발력을 높인 것이 수비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견수 민병헌도 베테랑답게 실책 없이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소 허문회 감독은 “수비가 되는 팀은 계산이 된다”고 말하곤 했다. 수비력이 향상된 롯데의 올 시즌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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