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보수 재건 “품격이냐, 야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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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선 등, 강경 투쟁 안 돼 다선 “제대로 반대할 줄 알아야”

4·15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 내에서 당 재건 방안을 두고 백가쟁명이 한창이다. 큰 줄기는 두 갈래다. ‘무조건적인 반대당’ 이미지 극복과 중도 확장을 위해 강경투쟁 대신 품격을 갖춘 대안 정당이 돼야 한다는 주장과 반대하는 역할이야말로 야당의 본령인 만큼 정부·여당의 실정을 더욱 날카롭게 파고들 수 있는 투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수영(남갑) 당선인은 14일 이번 총선 패배에 대해 “당의 정치력 부재와 강경투쟁 노선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정책적 대안 없이 발목 잡는 야당의 모습으로 비쳤기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합당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으로 “‘스윙보터’라 불리는 중도 그룹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념이나 투쟁보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은 더 나아가 당이 진보 진영의 정책 어젠더를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를 과격하지 않게 반영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게 바로 보수의 사명”이라며 기본소득 도입과 기후변화 대응, 성소수자를 포함한 젠더 이슈 등을 보수가 집중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은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며 “수도권 박빙 지역에서 공천 실패가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권 전략에 대해서도 “10여년 전 ‘폐족’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건 자체적인 쇄신 노력 덕분이라기 보다는 ‘탄핵’이라는 돌발상황 때문이라는 게 정확한 분석”이라며 “야당이 정부 정책에 대안을 내서 집권한다는 건 교과서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서병수 전 부산시장 역시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야당은 본래가 ‘반대하는’ 정당”이라며 “국민이 통합당을 외면한 것은 반대만 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반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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